행문수무량 자인위근원(行門雖無量 慈忍爲根源)
수행의 길은 끝이 없지만, 자비와 인욕이 근본이 된다.≪선가귀감≫에 나오는 말이다.

불교는 자비를 근본으로 하고, 방편을 문(門)으로 한다. 자비(慈悲)의 자(慈)는 이웃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일이며, 비(悲)는 이웃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다.

불교의 자비는 조건이나 차별이 없다. 이른바 무연대자(無緣大慈)와 동체대비(同體大悲)인 것이다. 즉 자비를 베푸는 대상을 분별하지 아니하고, 다만 나와 모든 중생들이 한 몸이라고 깨닫고, 중생들의 고통이 곧 자신의 고통이며, 중생들의 즐거움이 나의 즐거움으로 생각하여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도 “나는 모든 중생을 보기를 한결같이 라훌라와 같이 한다”고 하였다.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은 1만 명 이상의 사상자와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그 피해상황은 이루 말로 형언하기 어렵다고 한다.

많은 나라에서 구호 물품과 사랑의 손길을 보내고 있으며, 한국 불교계도 괴로움과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필리핀 국민을 돕기 위해 재난 구호대를 파견하고 성금을 모금하며 동체대비의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다.

대승불교의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기를 나의 갓난아기와 같이 하여[哀愍赤子] 중생들의 고통의 소리를 관찰하시고 그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하였다.

우리 불자들의 마음속에는 진여의 불성과 함께,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고통에서 구제하고자하는 관세음보살의 마음도 함께 하고 있다.

우리 모두 관세음보살이 되자. 그리고 동체대비심으로 관세음보살의 구고구난(救苦救難)의 마음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필리핀의 이웃들을 위하여 십시일반 보시행을 행하자.

법진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