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지켜보며, 한 가지 바람이 생겼습니다. 정직한 지도자가 많았으면 하는, 그런 것 말입니다. 원래 ‘선거’라는 게 마지막 한 사람만이 웃을 수 있는 ‘무한 경쟁’이지만, 학연·지연·혈연에 동정심을 부추기거나 심지어 경쟁자를 비난·경멸하고 흑색선전으로 민심을 모으려 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경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잡보장경』에 “불과 같이 만민을 위해 근심을 없애주며, 물과 같이 사방을 윤택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는 지도자의 할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줄반장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출세지향주의에 물든 탓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변화된 시대에는 ‘남을 이롭게 하고, 건강한 사회건설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는 의식을 지닌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백성이 고통을 받는 것은 모두 왕법(王法)의 부정에서 생기고, 즐거움을 받는 것은 임금의 법교(法敎)가 정다움에서 생긴다”는 『증일아함경』의 가르침은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무색하게 하는 말씀이라 의미심장합니다.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정직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오직 정직이 최선이 방책일 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런 지도자들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천박한 사람은 “남을 괴롭히고 욕심이 많으며, 나쁜 욕망이 있어 인색하고 덕도 없으면서 존경을 받으려 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란 『숫타니파타』의 가르침을 ‘지도자’로 나서고자 하는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법진 스님/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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