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이상의 세계 인류, 무종교인이거나 신앙적 삶에 무관심하거나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며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믿는 종교와 신앙의 여부와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며 관심을 주고받습니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전통적으로 도덕과 사랑, 자비, 관용의 승화를 공통적으로 권고해 왔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 열린 세계불교도대회는, 불교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종교에서 지향하는 사랑과 자비의 측면에서 연관이 깊습니다. 특별히 불교는 마음에 관한 폭넓은 지식으로 감정의 구조를 해체하고, 파괴적 감정들의 해결법을 도출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불교를 엄격한 종교의 측면이 아닌 마음의 과학이며,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고 항시 강조해 왔습니다.”

“인도는 불교의 부흥적 측면에서, 석가모니 붓다의 탄생지와 설법지를 비롯한 유적지를 복원하고 보호하는데 전력을 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여기서 현대의 교육과 고대의 지식을 통합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나의 뜻을 모으고자 합니다.”

-14대 달라이라마 축전-

▲ 인도의 각 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종교 간의 공생과 화합을 토론했다.

1차 세계불교연합(International Buddhist Confederation, 이하 IBC)이 9일 인도 델리에서 출범했다. 하얏트 리젠시에서 12일까지 4일간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40여 불교도 국가의 리더들이 참석해 불교 전통과 문화 예술, 자비 실천의 실제 모색, 환경보호 등의 다양한 주제로 자유 토론을 가졌다.

14대 달라이라마(뗀진갸초, 78)를 위시하여 인도 아쇼카재단(단장 라마롭상)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인도 내 힌두, 무슬림, 가톨릭 종교의 리더들이 함께 자리해 지난 버마 사태에서 촉발된 아시아 종교분쟁과 인도 보드가야 폭발 테러에 관한 입장을 토론해 큰 관심을 모았다. ‘어떻게 나와 다른 이들을 존경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각 종교의 지도자들은 분쟁을 조장하지 말고, 무엇이 과연 바른 종교의 실천인가 행위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 했다.

▲ 아웅산 수치 여사의 축전 영상.

아웅산 수치(68) 여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길 위의 붓다가 보이신 바와 같이, 모든 생명을 지닌 존재들에게 진실한 사랑과 친절 그리고 자비를 전달하고자 하는 선포의 장이 개최된 것에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어느 시기보다 지금 현재 우리는 평화와 인류애 그리고 서로간의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번 세계불교연합의 개최는 인류의 보다 낳은 삶의 미래를 위한 거룩한 발돋움이라는데 나의 큰 희망을 전한다”고 말했다.

▲ 체코 프라하에서 회동한 달라이라마와 아웅산 수치 여사. 사진제공=DIIR.CTA

세계불교연합은 전 세계 불자들의 든든한 수호자로서 세계 인류의 평화 선도를 위한 불교 지도자들의 책임 의식 고취를 위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하는 투표를 열었다. 달라이라마를 비롯하여 11명의 고문단 가운데 조계종 13대 종정 진제 법원 스님이 추대되었으며, 상임의원으로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캄보디아, 버마, 베트남과 함께 한국을 대표해 추대되었다. 청년 불자회 단장 18명 가운데는 혜민스님이 한국을 대표해 선출되었으며, 이어서 22명의 조직위원단으로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법광스님과 조계종 종책특보 진월스님이 3년 임기안으로 선출되었다. 한국불교는 이번 세계불교연합을 계기로 국제 불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그 밖에도 눈길을 끈 불교계 인사로는 해외 특사로 선출된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뿐만 아니라 지난 해 남인도 람림법회 기간 중의 교통사고로 그 모습을 대중에게 드러내지 않던 링린포체(28)의 외출이었다. 더욱이 이번 제1차 세계불교연합의 공식 멤버로 참석한 자메이카와 우간다의 불자들도 호응을 받았다.

▲ 달라이라마를 위시해 아쇼카재단에서 주관한 국제불교연합 창단에 40여 개국이 참여했다.

12일 성료한 제 1차 세계불교연합 회원들은 인도 비하르주 보드가야 대탑으로 합동 순례를 떠나면서 세계평화를 발원했다. 이번 대회에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는 공식적으로 불참했으며, 향후 세계불교도대회(World Fellowship of Buddhists, WFB)와의 관계 모색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여수에서 개최된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중국은 티베트불교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는 등 대회 진행에 큰 차질을 빚어 국제 불교 지도자들로부터 큰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인도 델리= 가연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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