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자본주의 사회는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 그때도 무엇인가를 사고팔며 소유할 것인가?『소유의 종말』은 그에 대한 해답이 있다. 저자 리프킨은 미래의 기술과 환경, 자본주의의 변화를 구체적인 맥락에서 분석하고, ‘소유’, ‘상품화’와 함께 시작되었던 자본주의가 이제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접속’하는 시대가 온다고 지적한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 | 이희재 옮김
우리가 대상으로 인식하는 모든 것에 대한 불교의 진리는 ‘세상이 급변하는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 변화를 재빨리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에 뒤떨어지고 마침내 도태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諸行無常].’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으며 다만 관계가 있을 뿐이다[諸法無我].’ 이 두 문장으로 간단히 표현된다.
2600년 전에 설파된 이 진리는 현대과학의 최정점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하면 세계는 관찰자와 독립된 수동적 객체가 아니며 그 반대로 세계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관찰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물리학은 정지 상태에 있는 고정 불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시간과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단순하면서도 매우 정교한 이 진리는 이제 과학을 넘어 탈근대 사회의 정치·경제·문화를 관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민음사)에서 현대 사회가 접속의 시대로 급격히 진행하고 있으며, 그 접속에 의해 세상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접속이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네트워크의 관계를 말한다.
그에 의하면 이 네트워크에 의해 가장 두드러지게 변하는 것은 소유의 개념이다. 재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산이 시장에서 교환되는 대신 네트워크 관계로 이뤄지는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
“앞으로 25년 정도만 지나면 소유에는 기본적 한계가 있고 구태의연하다는 인식이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일반화될 것이다. …(중략)…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변화밖에 없는 세상에서, 소유하고 보유하고 축적하는 태도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현행 정치 제도와 법은 시장에 기초한 재산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유가 접속으로 바뀐다면 앞으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경제 관계에서는 산업생산 시대가 가고 문화생산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각광을 받을 사업은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
통찰과 혜안이 빛나는 이 책에서 우리는 급격히 변모하는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나 사회비평가들은 어떻게 인간이 살아야 하는 가[八正道]를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불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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