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동국사가 일본에서 입수해 공개한 최초의 가로형 조선불화 ‘쌍림열반도’.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군산 동국사(주지 종걸)가 7월31일 조선 최초의 가로형 불화 ‘쌍림열반상도(雙林涅槃相圖)’ 이운법회를 봉행하고 일반에게 공개했다. 쌍림열반상도는 부처님이 두 그루의 사라나무(Shorea robusta)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을 그린 불화이다.

종걸스님은 지난 6월28일 일본 경매시장에 화기 없는 불화 1점이 출품된 사실을 알고 일본 아오모리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一戶彰晃)스님에게 의뢰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관서지방 모 사찰에서 봉안하다 규슈의 대집당(大集堂) 화랑에서 매입한 조선불화인데 우리가 임진왜란 때 약탈했거나 일제강점기에 훔쳐온 불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듣고 즉시 경매를 통해 ‘쌍림열반도’를 입수한 종걸스님은 지난 7월25일 김포공항을 통해 군산 동국사로 가져왔다.

이번에 공개된 ‘쌍림열반도’는 화기가 없어 제작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가로 225cm 세로 93cm 크기의 마(麻) 소재 바탕에 그린 진채(眞彩) 불화로 위쪽에 막대를 끼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는 모습이다. 주로 녹색과 적색의 석채 안료와 금분을 사용하여 그린 부처의 열반 당시 장례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석가가 가섭에게 두발을 보이는 장면, 여덟 왕이 사리를 나누는 장면,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든 석가를 중심으로 보살들과 제자들이 애도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 ‘쌍림열반도’부분도.
보관(寶棺) 위에는 석가가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옆으로 누워 열반에 들었으며, 석가 주위에는 슬픔에 가득 찬 보살과 제자들을 포함한 여러 성중들의 비통한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 되어 있다. 사라쌍수는 두 가지를 구부려 하나 된 모습을 하고 있고, 화면 상단에는 석가가 열반에 들자 하늘에서 마야부인이 내려와 애도하는 장면과 공중에서 쏟아지는 오색사리와 가야금․ 거문고 등 조선 전통악기로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림을 감정한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일부 덧칠한 부분이 있으나 진품이 확실하며, 고증을 거쳐 국적과 제작연대가 확인되면 사상 최초로 발견된 가로형 열반도가 될 전망”이라며 “육안으로도 수백 년 이상 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쌍림열반도’가 고증을 거쳐 연대가 확인되면 현존하는 팔상도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사 소장 ‘용문사 팔상도 쌍림열반상(1709)’보다 조성시기가 적어도 100년 이상 앞선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일한 가로형의 열반도 걸개그림으로써 조선시대 불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고(最古)본 팔상도로 평가될 전망이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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