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시대에 비구들은 몇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가자들이 먹는 음식과 거의 동일한 음식을 먹고 생활하였다. 이 음식 중에는 생선과 고기가 포함되며 자신들을 위해 이 음식재료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의심되지 않으면 먹을 수 있었다.
붓다는 자신의 고행시절에 음식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고행주의적 수행방법이 가진 문제점을 경험하여 그러한 방식의 수행이 수행자의 건강상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종교적 실천에 있어서도 청정범행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고(苦)의 멸(滅)에 이르는 깨달음을 가져다주지 않음을 체험하였다.
따라서 수행자의 몸을 유지하고 범행에 도움이 되는 음식섭취는 수행자에게도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붓다의 고행시절에 경험한 고행주의적 수행방식에서의 음식관은 하나의 극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 상가가 성립되고 일반적인 초기불교경전에서 음식과 관련되어 언급되는 내용은 음식에 대한 지나친 섭취와 맛에 대한 갈애 등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이것은 불교 상가의 음식문화와도 연관을 갖는 것으로 광범위한 재가자들의 보시를 허용한 불교 상가에 있어 지나친 음식섭취가 일반적인 문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음식의 맛에 대한 집착과 과식은 붓다의 고행시절의 고행주의적 수행방식이 지닌 음식관과 정반대되는 또 다른 극단인 것이다. 붓다는 음식섭취에 있어서도 중도적 실천행을 실천하였다. 붓다의 음식관은 음식이 수행과의 밀접한 연관 속에서 파악되며 음식은 수행자의 건강한 몸과 청정범행을 할 힘을 주는 것으로 음식의 맛에 대한 갈애나 양에 대한 지나침 없이 ‘아들의 고기’와 같이 종교적 실천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소욕(少欲)과 절제된 음식 섭취가 붓다의 음식관의 주요한 내용을 이룬다.
초기경전의 음식에 대한 언급은 항상 수행과 관련지어지며 불교의 음식관의 성취는 13두타행 중 음식에 관한 5가지 두타행과 부정관 중 하나인 염식상(厭食想)의 수행을 통해 감각적 욕망에 대한 사단(捨斷)과 색온(色蘊)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성취하고 근행정 수행의 일부로 본격적인 삼매수행을 위한 예비적 수행의 하나로 음식과 관련된 수행을 위치 지우고 있다.

공만식(동국대 불교학과 강사)
*제2회 학술상 수상논문 ‘초기불교의 음식과 수행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요약했습니다.

왜 절식보다는 과식에 대한 경계가 강하게 나타났을까? 불교는 탐진치의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인 자동적 반복(윤회, 일상적인 용어로는 ‘습관’)으로부터 사티의 확립을 통해 의식적인 입장에서 탐진치의 행위를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업의 속박으로부터 해탈을 얻으려는 입장이다.
이런 점에서 과식을 더 경계한 점은 사티가 없는 식사행위에 의해 적절한 음식량을 넘겨버리는 점을 경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과식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사티가 없는 행위라는 점에 더 많은 경계가 주어진 것이다. 사티가 없다 보니 과식하는 것이다. 이렇게 불교 수행의 핵심이 사티의 확립을 통해 무의식적인 업의 활동에서부터 해탈하는 것에 있다면 초기 불교자료에 절식보다 과식에 대한 경계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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