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佛家)에는 2대 공양이 있습니다. 수자타와 춘다가 부처님께 올린 공양입니다. 수자타의 공양은 부처님이 6년 고행 끝에 심신이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을 때 나이란자 강가에서 올려진 것이었습니다. 이때 수자타가 올린 유미죽은 부처님의 원기를 회복케 하여 고행으로 지친 몸을 회복시킨 고마운 공양이었습니다.
반면 쿠시나가라의 교외에서 춘다가 올린 공양은 부처님 입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공양이었습니다. 춘다의 공양물은 ‘숫카맛카라’라는 버섯으로, 사실은 상한 돼지고기였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부처님은 심한 설사와 복통에 시달리다가 입적하였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여론이 전국에서 들끓고 있는 요즘, ‘부처님께 올려진 2대 공양 이야기’는 음식의 안전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몸에 해로운 만약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불치병을 앓게 된다면, 그 책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입니다.
만약 수자타와 춘다의 공양순서가 바뀌었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다행히 부처님은 수자타가 올린 유미죽을 먹었기 때문에 그 은혜에 힙 입어 정각을 성취하고 많은 중생을 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나아란자 강가에서 수자타 대신 춘다의 상한 음식을 먼저 대접받았다면, 우리는 결코 정법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음식을 잘 먹느냐 못 먹느냐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부처님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국익을 좇는 실용경제의 논리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음식은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에너지입니다. 수자타가 부처님께 ‘유미죽’을 올리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쇠고기 문제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법진 스님/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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