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만 나타나고 현실적으로는 전하지 않고 있는 신라시대 사찰 미탄사(味呑寺)를 찾아낼 수 있을까?

미탄사는 삼국유사의 기이편(紀異篇)에 '신라시조(新羅始祖) 혁거세왕(赫居世王)'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이야기에 단 한 번 등장하고 있는 사찰이다.

이에 의하면 최치원(崔致遠)은 신라 왕경 6부 중에서도 본피부(本彼部) 사람이며, 그가 살던 집터는 "황룡사(黃龍寺) 남쪽의 미탄사(味呑寺) 남쪽"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북쪽 황룡사를 기준으로 그 남쪽에 미탄사라는 사찰이 있었고, 다시 그 남쪽으로 최치원 집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경주 황룡사 터 남쪽 드넓은 평야 한가운데에 삼층석탑이 있다.<사진> 이 탑은 국립경주박물관이 1980년 이 일대를 조사하고 무너진 부재를 다시 맞추어 쌓아 올린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 탑 부지가 미탄사가 있던 곳이라고 여겨 미탄사지(味呑寺址)라 부르고 있다.
조계종 산하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 각림, 이하 불문연)는 최근 문화재청이 시행하는 '전국 사지(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의 첫 사업대상지로 미탄사지를 골랐다고 밝혔다.

불문연은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발굴 정토재(淨土齋)를 시작으로 경주시 구황동 436-3번지 일원에 소재하는 미탄사지에 대한 시·발굴조사에 착수한다.

미탄사지는 1980년 당시 경주박물관에 의한 간단한 발굴조사가 진행돼 당삼채(唐三彩) 조각·석제 불두(佛頭)·석탑 상륜부편(相輪部片)·보상화문전범(寶相華紋塼范) 등이 확인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탄사지는 현재 주변이 모두 농토이고 훼손 역사가 길어 절터의 정확한 범위나 가람 배치 양식, 건립과 폐기 시기 등을 알아내기가 녹록치 않다.

불문연은 이번 조사를 통해 미탄사를 둘러싼 이런 의문들을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문연은 "조사 성과에 따라 미탄사지의 사역(寺域)과 통일신라시대 방리제(坊里制. 구획 방식) 구조에서의 주변 도로체계 등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신라 왕경과 이 지역 사찰 연구에서 새로운 학술자료가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불문연은 내년에는 정밀 발굴조사를 벌이고, 2015년에는 복원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17년까지 수행할 '전국 사지(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 1차 5개년 계획 성과를 반영해 (가칭)사지보존역사박물관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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