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녹설은 주로 청명(淸明)과 곡우(穀雨) 사이에 채엽(採葉)하여 제다(製茶)하며, 제다가 진행되는 기간은 주로 15일간 정도가 된다. 이때 따는 일찍 따는 찻잎은 손으로 비빌 수 없을 정도로 일찍 따는 작고 연한 잎이라야 한다. 경정녹설의 채엽의 중요한 관건은 첫째 시간을 다투어 찻잎을 따야하며, 둘째는 높은 산에 올라가서 따야하며, 셋째는 차의 연한 싹과 잎을 잘 골라서 따야 한다.
찻잎을 따는 기준은‘일아일엽초전(一芽一葉初展)’이 우선이며, 크기가 들쭉날쭉하지 않게 가지런해야한다. 즉, 찻싹과 잎의 크기 고르게 균등하면서 동시에 참새 혓바닥처럼 뾰족한 작설(雀舌)의 형태를 갖추어야한다.
또한 채다(採茶)와 제다(製茶)의 기술적인 면에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할 네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잎과 잎 사이에 끼어 겹쳐서 생겨난 협엽(夾葉), 물고기 모양으로 크게 다 자라난 어엽(魚葉), 이미 오래된 쇤잎(老葉), 시들해진 자줏빛이 감도는 자아(紫芽), 벌레 먹은 병충엽(病蟲葉), 잎의 가장자리가 변색된 초변엽(焦邊葉) 등의 6종류의 찻잎은 따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둘째, 찻잎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볍게 따서 가볍게 놓고, 빨리 부지런히 따서 부지런히 놓아 찻잎의 변질됨을 방지해야한다. 셋째, 때에 맞춰 채취한 찻싹과 찻잎을 신속히 펼쳐 놓아야하는데, 이때 막 따온 신선한 찻잎을 두텁지 않게 얇게 펼쳐놓아야 한다. 넷째, 당일 따온 신선한 찻잎은 당일 제다를 완성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주의사항들이 엄격히 지켜지고 선행된 후에야 비로소 품질 좋은 경정녹설차의 제다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경정녹설은 살청(殺靑) 주형(做形) 홍건(烘乾)등의 세 단계 공정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첫 번째 단계인 살청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차를 덖는(볶는) 솥의 온도는 대략 130~140도 정도를 유지하고, 한 번 덖을 때 마다 넣는 찻잎의 양은 200~250그램 정도이다. 그리고 약 2분 정도 찻잎을 덖고 뭉친 찻잎을 떨어내고 하는 동작을 반복하여 살청이 적절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찻잎을 솥에서 꺼내어 서늘하게 펼쳐놓는다.
두 번째 단계인 형태를 만드는 주형(做形)단계는 경정녹설이 완성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단계로서 용정차의 형태인 납작한 편형(扁形)과 끝이 뾰족한 작설의 형태를 만들게 된다. 이때 솥의 온도는 60도 정도를 유지하며 형태를 만드는 이 단계는 다시 참새 혓바닥 모양을 만들어내는‘탑롱(搭?)’의 과정과 찻잎의 가닥을 가늘게 정리하는‘리조(理條)’의 과정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자세한 기술과 방법이야 필자가 직접 체험하지 않은 터라 정확히 알 길은 없으나 문헌상에 의하면 탑롱의 과정은 모은 네 손가락과 엄지를 함께 사용하여 참새 작설의 형태를 형성해하는 기술이고, 리조의 과정은 팔의 힘과 손가락의 힘을 사용하여 솥 안에 놓인 찻잎을 왕복하며 찻잎의 가닥을 곧게 성형해하는 과정이다. 탑롱과 리조의 과정은 때에 따라서는 나누어서 진행되고, 때에 따라서는 동시에 진행되며, 찻잎의 빛깔과 형태 및 찻잎의 온도의 변화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는 글로써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오랜 제다 과정을 체험하지 않고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간혹 중국의 모관광지에서 차를 덖는 모습을 보고 왔다거나 잠깐 제다의 실습과정을 경험했다고 해서 마치 다 이해되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불에 쬐어 말리는 홍건(烘乾)단계인데, 이 단계도 위와 마찬 가지로 모홍(毛烘)과 족홍(足烘)의 두 과정으로 다시 분류되어 진행된다. 모홍의 과정은 은 네 개의 대나무 건조바구니를 사용하여 110도의 온도로 찻잎을 펼쳐 건조하기 시작하며, 차차 불의 온도를 낮추어간다.
홍건(烘乾)이 끝나면 서늘한 곳에 펼쳐서 30분 정도 식힌 다음, 족홍의 과정으로 들어간다. 족홍의 과정은 60도 정도의 암화(暗火)1)를 사용하여 저온으로 오랫동안 쬐여 건조한다. 족건후 2,3일이 지난 후에 다시 한 번 불 쬐기를 건조과정을 마친 후, 차통에 넣고 밀봉하면 비로소 그 유명한 중국의 시산(詩山) 경정산(敬亭山)의 명차인‘경정녹설(敬亭綠雪)’완제품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박영환/동국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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