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고발 등으로 격화된 불교방송 갈등이 이사 11인의 ‘이사장 해임건’ 상정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이채원 사장은 진상소위원회에서 “해임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보고서로 일단 면죄부를 받았다.

BBS불교방송 이사회(이사장 영담)는 28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제80차 이사회의를 개최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는 22인 이사 가운데 공석인 중앙승가대총장과 종상·춘광 스님을 제외한 19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임원(감사) 선임의 건 ▷감사 보고의 건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른 사장 해임의 건(이월사항) ▷방송파행 및 경영혼란에 대한 사장 징계의 건 ▷2012년 결산안 승인의 건 등이 상정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사회는 ▷임원(감사) 선임의 건 ▷감사 보고의 건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른 사장 해임의 건(이월사항)만을 갖고 4시간 동안 진행됐다.

▲ ▲ 불교방송 김윤수 이사(진상조사소위원회 위원장)가 제80차 이사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브리핑 하고 있다. 김 이사는 이날 이사회의에서 이사장 영담 스님에 대한 '이사장해임의 건'이 상정됐다고 했다.

이사들 간 팽팽한 의견 대립을 해소키 위해 세 차례 휴회 후 승가·재가이사끼리 논의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가 끝날 무렵인 오후 5시 50분께 승가 쪽에서 논의하던 이사 장적 스님(대구BBS사장)은 회의장을 나와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이채원 사장을 따로 만나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에 이채원 사장은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듯 행동하며 어디론가 통화를 하기도 했다.

갑론을박만 거듭했던 회의는 오후 6시를 조금 넘기고 끝났다.

진상소위원회 위원장 김윤수 이사는 이사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소위는 전체적으로 이채원 사장 해임 사유가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장스님은 조사보고서와 이해를 달리하는 견해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배 모 감사 후임을 뽑기 위해 상정된 ‘임원(감사) 선임의 건’은 사장 해임안과 맞물려 있고, 임기가 8월까지 남아있다는 이사들의 판단에 따라 논의를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회의 진행을 하면서) 이사들 간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당사자인) 영담 스님과 이채원 사장이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사장스님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장 해임안은 표결로 부치되, 가결되면 사장이 퇴진하고, 부결되면 이사장이 퇴진하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 역시 이사장스님이 거부했다”고 했다.

이에 한 스님 이사가 “사안을 더 검토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2개월 동안 상임이사를 두자”고 제안했지만 이번에는 이사 11인이 거부했다.

김 이사는 “이사 11명은 ▷이사장 해임안 ▷정관 규정건 등을 표결에 부치기 위해 이사회 소집요구서를 작성해 이사장스님에게 전달했다. 이를 이사장스님이 수용해 회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사장 해임안 상정 이유는 “'뮤지컬 원효' 등 몇가지 사안을 포함한 법인 운영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재단 정관에 따라 이사장스님은 15일 이내 이사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소집하지 않으면 이사 과반수가 독자적으로 이사회의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채원 사장은 이사회의 후 호텔로비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싸움이라 보지 말고 경영상 진통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까지 온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스님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어른스님들과…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성 기자

<위 기사는 불교저널 제휴 언론사인 불교닷컴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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