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품에서는 부처님께서 열반을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순타의 공양을 받음으로써, 참된 보시의 공덕과 진실한 불신(佛身)의 진실을 설하였다. 참된 보시공덕이란 보시바라밀을 구족하면 상주(常住)의 오과(五果)를 베풀어 주니, 부처의 영원한 수명, 부처의 위신력, 안락, 변재(辯才)를 얻는다는 것이다. 또한 보시공양을 통하여 여래의 상주(常住)하는 법신(法身)과 무상(無常)한 행법의 도리를 밝혔다.

이품의 대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래께서 열반에 들기 전에 순타의 공양을 허락함이다.
서품에서는 법계의 수많은 대중들이 마지막 공양을 드리고자 청하였으나 모두 허락하지 않다가, 꾸시나 성에 있는 장인 순타(Cunda, 純陀)가 드리는 공양을 허락하셨다. 그리고 순타의 공양은 두 가지 차별없는 과보를 얻는다고 한다. 하나는 보시(布施)를 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다른 하나는 보시를 받고 열반에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의 보시받는 이의 경우 실상은 번뇌가 다하지 못하였고 잡식하는 몸이고, 일체종지를 이루지 못하였고, 무상한 몸이다. 뒤에 보시받는 이는 번뇌가 없는 몸이고, 금강의 몸이며, 법신의 몸이고, 상주의 몸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차별없는 보시라고 했는가. 여래는 이미 한량없는 겁 이전부터 법신의 금강신이고, 불성을 보지 못한 이는 음식을 소화한 뒤 불성을 보고 아뇩보리를 얻었으므로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차별이 없으니 보시바라밀을 구족하면 부처의 영원한 수명, 부처의 위신력, 안락, 변재(辯才)의 오과를 얻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 여래는 본래 성불하였으나 방편으로 공양을 받은 것이라 한다.
세상의 존재들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으니 집착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육신을 가진 부처의 몸 또한 무상하여 세상에 오래 머물도록 청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따마 싣다르타가 난타바라라는 목동으로부터 우유죽을 받고 뒤에 보리수에서 아뇩보리를 얻었다고 하지만 실로 먹은 바가 없으며, 꾸시나가라에서 춘다로부터 마지막 공양을 받기는 하지만 실상은 먹은 바가 없다고 한다.

셋째, 문수보살과 순타는 여래의 실상을 알려면 여래를 잘 관해야 한다.
곧 여래는 상주하는 법이고, 여래의 몸은 법신이라 한다.
▷여래는 주(住)하는 법과 주하지 않는 법을 관하여 생멸하는 행법이 아니고 수명이 영원하다. 여래는 삼계의 자재한 법왕으로 번뇌의 마군, 오음의 마군, 하늘의 마군, 죽음의 마군을 항복받아 일체 중생들로부터 공경을 받는다.
▷여래는 무위법(無爲法)을 두호하므로 이와같이 관하면 아뇩보리를 얻게 된다. 중생들은 어리석고 지혜의 눈이 없으니 여래의 바른 법을 헤아릴 수 없다고 가책해야 한다. 생사 속에서 무지를 버리고 바른 지혜를 구하면 여래가 무위의 법임을 알고 여래를 관하면 32상의 아뇩보리를 성취한다.
▷여래는 상주법이고 변이하지 않는 무위법임을 알면 오는 세상에서 32상과 80종호와 십팔불공법을 구족하여 무량수명으로 생사에 들지 않고 항상 안락을 얻다가 정변지를 이룬다. 또한 이렇게 아는 사람은 이러한 여래의 위덕이 덮어 가리게 된다.

넷째, 여래의 진심을 바로 관했다면 여래께 공양 드릴 때가 되었다.
▷여래의 진실한 몸은 법신인지라 음식을 먹음이 없다.
▷여래는 멸도하지 않지만 중생을 위하여 열반에 든다. 중생을 생각함이 어미소가 새끼를 사랑하여 꼴고 물을 찾다가도 홀연히 새끼에게 돌아옴과 같고, 부처님이 중생을 라후라와 같이 생각함과 같고, 임금이 사마의 수레로 달릴 때 나귀수레로 따를 수 없는 것과 같다.
▷여래의 지혜는 범부들이 헤아리지 못한다. 여래의 지혜는 마치 금시조가 높은 허공에서 물속을 내려보고 고기․자라․거북․용 등을 분명히 보며, 자기의 그림자 비친 것을 거울을 보듯 분명히 아는 것과 같다.

다섯째, 순타로부터 공양을 받고 무상설법을 내리다.
▷여래의 입으로부터 광명을 내어 대중과 여래께 마지막 보시공양할 때 임을 보였다.
▷여래께서 열반에 들 것을 선언하자 순타는 여래께서 주(住)할 것을 청했다.
▷여래는 세상의 행법은 무상하고 머물지 않으며, 육신도 파초 같고, 아지랑이 같고, 물거품 같고, 내지 번갯불 등과 같음을 비유로 설하였다.
▷순타가 여래께서 방편으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아니, 여래께 공양한 공덕으로 일체중생을 구제하여 해탈하게 할 것이라고 수기하였다.

이기운/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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