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禪定)의 ‘선(禪)’은 범어(梵語) dhyāna의 음역과 ‘정(定)’은 범어 samādhi의 의역이다.

풀이하면 정려(靜慮), 사유수(思惟修)로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므로서, 마음이 산란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선정의 힘이 없다면 정신이 흐릿해져 잘못된 판단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불교수행에 있어서 선정의 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교경(遺敎經)≫에서는 “마음을 한 곳에 제어할 수 있다면 처리하지 못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즉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과 같은 말이다.

선정을 통해 삿된 망념을 제거하면 그 자리에는 반드시 분명한 지혜가 나오는 것이다. 마치 맑고 고요한 호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오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선정은 지혜의 원인이 되고, 지혜는 선정의 결과가 되는 것이다.

서산대사는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범부의 경지에서 벗어나 성현의 지위에 들어가는 것과 앉은 자세로 죽거나 서서 죽는 것이 모두 선정의 힘이다. 그러므로 성인의 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이것을 떠나서는 길이 없다.”라고 하였다.

사바세계 인간의 생활이란 모든 것이 불만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불교에서는 그 원인을 수많은 번뇌와 탐진치 삼독심에 집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누구든지 망념과 사념(邪念)을 여의고 분별심을 버린다면 이 세상이 곧 극락이고 그 마음이 곧 부처라 하였다. 이와 같은 경지로 이끌어주는 것이 선정인 것이다.

경전에서는 우리들 마음의 상태를 정심(定心)과 산심(散心)으로 나누고 있다. 산심이 보통 우리들 마음의 상태다. 그러나 선정에서 정심으로 변하고 다시 산심으로 돌아간다. 부처님은 항상 선정에 들어가서 이런 단계를 쉽게 오르내린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마음이 흐뜨러지지 않고 진실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선정을 닦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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