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이란

열반(涅槃)이란 말은 산스크리트어 니르와나(nirvana)의 음역으로 니원(泥洹) 또는 열반나(涅槃那)라고도 쓰며, 멸(滅), 적멸(寂滅), 멸도(滅度) 또는 그냥 적(寂)이라고 번역한다.

또 반열반(般涅槃)의 반(般)은 산스크리트어의 파리(pari)의 음역으로 ‘완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원적(圓寂)이라고 번역한다.

열반은 원래 ‘불어서 끈다’는 뜻으로, ‘타오르는 번뇌의 불을 끄고 깨달음의 지혜인 보리를 완성한 경지’를 말한다.

불교의 경전 중에서 부처님의 입멸을 다루고 있는 경전들을 열반경류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크게 소승열반경과 대승열반경으로 나눌 수 있다.

소승열반경은 부처님이 입멸한 것을 사건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는 데 반해, 대승열반경에서는 불생불멸하는 부처님이 출세하여 입멸을 보이시는 의의에 초점을 두어 열반의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소승열반은 부처님 입멸 전후에 걸친 부처님의 유행과 발병, 춘다의 공양, 최후의 유훈 그리고 불멸 후의 슬픔과 사리 분배 등을 기술하고 있다. 대승열반은 법신(法身)이 상주하고 입멸을 보이는 것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교화방편이라 한다. 부처의 열반은 상락아정(常樂我淨)이라고 하여 소승의 소극적인 열반론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다.

소승열반경에는 『대반열반경』과 『불반니원경』 그리고 『장아함경』속에 있는『유행경』이 있으며, 대승열반경에는 『대반니원경』과 『대반열반경』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경전이 중국에 들어와 한역되면서 동진의 법현(法顯)이 『대반니원경』 6권 18품으로 역출(418년)하였다. 이 경에는 6권 18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쪽에서 번역되었으므로 보통 남본 열반경이라 한다. 이에 비해 북본 열반경은 북량 담무참(曇無讖) 421년 40권 13품으로 번역하였다. 그런데 북량이 망하고 강남으로 모여든 불교학자들은 이 경전의 번역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이에 동안사 혜엄 도량사 혜관 사영운 등과 함께 북본을 바탕으로 남본과 대교하여 36권 25품의 『대반열반경』을 역출하였다.(앞으로 여기서는 이 본의 열반경을 가지고 게재할 것이다) 열반경의 성립은 대개 『반야경』, 『화엄경』, 『법화경』이 이루어진 후 이들의 교학 사상의 영향을 받으면서 용수(150-250) 이후에 성립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이 설해진 장소로는 쿠시나성 아리라발제하 강가의 사라쌍수이며 2월 15일 열반에 드신것을 중심주제로 삼고 있다.

2. 붓다 반열반의 의의를 밝힌 『대반열반경』

대반열반경의 요지 열반경의 요지는 크게 불신상주(佛身常住), 열반사덕(涅槃四德, 常樂我淨),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의 셋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불신상주란 부처는 영원한 법신이 그 본체로 생멸이 없으며 불신은 시방세계에 상주한다는 것이다. 부처는 생(生)이 아닌데 생을 나타내며, 멸(滅)이 아닌데 멸을 보이는 것이라 한다. 불교를 철학적 사상체계로 이해하려는 태도에 대하여 종교적 의의를 더 부각시킨다.

대열반을 성취한 부처는 반야 법신 해탈을 이루어서 생멸이 없고 영원한 존재이다. 법신은 때와 장소를 초월하여 항상 존재하는 우주의 진실한 이법이고, 이를 깨닫는 지혜가 반야이며, 반야지혜를 얻으면 생사로부터 해탈하므로 셋은 서로 의지하고 떨어질 수 없는 열반의 덕이라 한다. 부처는 이 세 가지 덕을 갖추어서 사바세계에 출현한다. 부처님의 육신이 곧 법신이어서 상주하고 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대열반을 이룬 부처는 열반사덕(涅槃四德, 常樂我淨)을 갖추고 있으므로, 무상하고 무아이고 생사고가 있는 부정한 존재로부터 벗어난 영원하고 항상 안락하며 본래의 아(我)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보통 중생들이 닦는 사념처관(四念處觀)의 소극적인 사상을 넘어선 불교의 적극적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일체중생은 모두 불성을 갖추고 있다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을 설하고 있다. 이 불성은 부처가 되게 하는 본질이며, 성불할 때 처음 생기는 것이 아니고, 입멸과 함께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불성은 보편적이고 상주하는 것으로 성불한다는 것은 이러한 불성이 드러난 것이라 한다. 중생은 이러한 불성이 번뇌에 가려진 상태이고, 보살은 이러한 불성을 자각하여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에 열반경이 들어오면서 열반경의 위상을 판석하는데, 남북조시대 대부분의 학자들은 열반경을 상주고(常住敎)로 보아 부처의 열반상주를 성하는 가르침으로 인식하였다. 천태종에서는 열반경을 법화경과 함께 제5시 법화열반시에 배정하여 군습교(捃拾敎)와 부율담상교(扶律談常敎)라 해석하였다. 군습교란 가을에 추수후 떨어진 이삭을 줍는다는 뜻으로, 열반경은 근기가 미숙하여 법화의 설법을 듣지 못하여 제도받지 못한 자들을 위하여 다시 불성과 열반사덕을 설해 제도한다는 것이다. 부율담상교란 말세 둔한 근기들이 일체법이 다 무상하여 멸한다고 단멸의 생각을 일으키고, 생사가 곧 열반이라는 원교의 말을 듣고 자신도 그대로 부처라고 착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율을 엄격하게 지켜서 수행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이기운/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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