若無忍行 萬行不成(약무인행 만행불성)
참아내는 마음이 없다면 어떤 수행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이 국토를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 하였다. 즉 인토(忍土)로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참고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세계인 것이다.

법화경에서 여래의 옷이란 부드럽고 화목하며 참고 견디는 마음[如来衣者,柔和忍辱心是也]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인욕의 옷[忍辱衣]을 입고 성냄을 극복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서산스님께서는 “수행하는 길이 비록 끝이 없지만, 자비(慈悲)와 인욕(忍辱)이 근본이 된다[行門雖無量 慈忍爲根源]”고 하였으며, 참지 않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고 하셨다.

금강경에도 부처님 전생에 인욕행자였을 때, 몸을 자르는 고통에도 결코 성을 내거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내지 않았으며 그러한 공덕들이 부처를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께서도 “천자(天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하게 되고, 제후(諸侯)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하여 죽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서 따로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고,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의(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덜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음임을 강조하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중중무진의 인연 속에서 모두 같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모두 인욕의 옷을 입고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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