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치료나 심리치료에 불교수행은 탁월한 효과가 있다. 마음이 곧 병을 불러오니 마음 치유법인 수행은 결국 몸 치료제와 같다. 몸을 치유하려면 몸을 다스리겠다는 의지를 다스리고 유지해야 한다. 결국 마음을 잡는 게 병 치유의 첫걸음이다. 하지만 마음잡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지금 그것이 어디에 가 있나요》는 마음잡는 쉬운 법을 저자의 수행과 체험에서 정리한 심리치료·명상 에세이이다.

“마음을 먹는다고 할 때는/더 이상 지난날 하던 습관대로…/잘 살펴보지도 않은 채 별 생각 없이…/그저 환경에 따라서…/과거에 하던 대로…/다른 사람의 기대대로…/자동으로… 떠밀려서 행동하지 않고 그것이 자발적으로! 자주적으로! 가장 적합한 생각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분명하게 마음먹는 것이 힘입니다.”(마음먹는다 전문)

지은이 곽은구는 책머리에 “매순간 우리는 둘 중의 한경우를 선택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느끼고, 인정할 때는 그것이 이미 주인으로서 생각을 다루고 쓰지만, 생각 속에서 맴돌기를 선택했을 때는 과거의 습관들이 자동으로 되풀이 될 뿐”이라며 “지금 이 순간 그것이 어떤 것을 선택하고 있는 지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그것을 쓰도록 안내하려 했다”고 썼다.

어렵다거나 쉽다거나 어렵지도 쉽지도 않다거나 등의 생각을 잊으라고 곽은구는 조언한다. 말보다 실제하는 것이 힘이라고 거듭 말한다.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지길 저자는 원했다.

곽은구는 집중하려고 애쓰는 데 힘을 낭비하지 말라고 말한다. 곽은구는 문제의식과 간절함이 클수록 저절로 강한 집중모드에 들어간다고 해설한다. 짜증날 때는 “아! 짜증나, 정말!” 화날 때는 상대방과 불만을 크게 말하라고 주문한다. 일부러 더 크게 언성을 높이며 불만인 생각들을 퍼부으라고 가르친다. 각자 자기 안에서 마음 먹어버리는 생각들을 그대로 받아들여 인정하고 크게 소리 내어 표현하라고 곽은구는 말했다.

곽은구는 《지금 그것이 어디에 가 있나요?》의 비밀을 깨달으려면 항상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라고 충고한다. 숨, 눈빛, 몸에 마음을 기울임으로써 주의 전환이 바로 바로 되도록 하고, 애쓰지 않고 집중하고, 내가 주인이 되어 삶을 경영하라고 주문한다. 곽은구의 숨·눈빛·몸에 마음을 기울임은 결국 아봐타, 사마따와 위빠사나 수행에 걸쳐 있어 보인다. 삶을 하나의 명상으로 수시로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 지 체크하고, 체크하는 순간이 잦아질수록 시크릿이 살아난다고 지은이는 적었다.

곽은구는 ‘아는 그것’이 힘이라고 적었다. 곽은구는 “앉은 줄 알고 설 줄 압니다. 걸을 줄 알고 달릴 줄 압니다. 먹고 마시고 잠잘 줄 압니다. 보고 듣고 말할 줄 압니다. 웃을 줄 알고 올 줄 압니다. 고민할 줄…느낄 줄…사랑할 줄…압니다. 아는 그것이 힘.입.니.다.” 이라고 강조한다.

곽은구는 ‘아는 그것’에 집중하기 위해 ‘이완(Relax)’할 것을 주문한다. 편안하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달라지고 싶다면 먼저 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완할수록 ‘그것’이 깨어나고, 기능성이 확대되고 순발력, 집중력이 강해진다고 강조한다. 곽은구는 이완을 위한 요가 방법도 제시한다.

《지금 그것이 어디에 가 있나요》는 결국 명상의 생활화 방법론이다. 어렵지 않고, 무겁지 않게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마음 다스리는 법을 곽은구는 짧고 쉬운, 간략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곽은구/불광출판사/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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