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환스님.
불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걸 모르고 지내는 게 중생입니다.
견성한다는 것은 내게 없는 것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밝혀내는 일입니다.
불성을 깨닫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천년만년 묵은 동굴의 어둠을 밝힐 때 천년만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동굴 안에서 횃불을 켠 순간 밝아집니다.
어둠은 일 초도 안 되어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월간『선원』이 지령 200호를 맞았습니다. 200호에 이르는 지령은 묵은 동굴의 어둠을 밝히는 횃불 역할을 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보물을 찾아줄 수 있는 지남(指南)으로서 연륜을 쌓아오고 지혜를 길러왔습니다. 과거 이 잡지를 창간하신 만해 한용운님과 백용성 스님의 유지가 그대로 계승되어 있다는 점도 높이 자랑할 만합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간선원≫의 발간에 원력을 쏟고 있는 발행인 법진스님과 편집진의 노고를 이번 기회를 빌어 치하하는 바입니다.

불교는 무지와 무명을 타파하는 종교입니다. 바로 알 수 있도록 깨우쳐 줘야하는 것이 포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월간선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아무리 물질이 풍부해지고 문명이 발달해도 무명과 무지를 없애지 못한다면 주인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모두가 주인되는 세상을 염원하는 것이 불교라고 할 때 ≪월간선원≫이 미래사회에서 해 나가야 할 일이 분명해 집니다.

“천년 동굴의 어둠에 성냥을 그어라”

지령 200호에 던지는 축하의 말씀이자 전법도생의 화두입니다.

인환스님/조계종 원로의원 ‧ 동국대 불교학술원 원장 ‧ 동국역경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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