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생론'에서 장항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엄은 3엄(嚴) 29종(種)입니다. 즉 열일곱 가지의 국토장엄과 여덟 가지의 부처님장엄, 네 가지 보살장엄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소 내용이 긴 관계로 관찰대상의 내용을 도표 넷으로 나누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국토장엄(國土莊嚴, 十七種) - 17종
1. 청정공덕(淸淨功德) : 정토는 안락하고 청정한 곳이다.
2. 양공덕(量功德) : 정토는 광대무변(廣大無邊)하여 마치 허공과 같다.
3. 성공덕(性功德) : 정토는 본성(本性)이 청정하다. 정도(正道)의 대자비, 출세의 선근(善根)으로부터 생긴다. 법성(法性)에 수순(隨順)하며, 법성(法性)에 어긋나지 않다.
4. 형상공덕(形相功德) : 정토는 광대무변하지만, 청정한 광명이 비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리고 정토의 보수보루(寶樹寶樓) 등의 만물이 모두 광명을 가지고 일체를 비춘다.
5. 종종사공덕(種種事功德) : 정토의 장엄은 모두 진묘(珍妙)의 보배로서 미묘하게 장엄된 것이다. 정토의 보수보지보(寶樹寶池寶) 등이 금은유리(金銀瑠璃)와 같은 보배로 되어 있으며 미묘하게 장엄되어 있다.
6. 묘색공덕(妙色功德) : 정토 광명의 빛은 광대하며, 중생세간(衆生世間)을 비추어도 장해되는 바가 없다. 7. 촉공덕(觸功德) : 정토의 일체 장엄은 모두 유연하여, 이에 접촉된 것은 수승한 즐거움[樂]을 얻을 수 있다.
8. 3종공덕(三種功德)
1) 수공덕(水功德) : 정토의 유천지소(流泉池沼) 등의 공덕이다. 대수(大水)의 난(難), 유수(流水)의 난은 없고, 지수(池水)에는 보화(寶華)가 흩어져 있으며, 미란회유(微瀾廻流)하며 쾌락이 무궁하다.
2) 지공덕(地功德) : 정토의 대지는 차별없이 평탄하다. 궁전누각 등이 자유롭게 세워져서 장엄되어 있다.
3) 허공공덕(虛空功德) : 정토의 허공 장엄이다. 보배로 장식된 보망(寶網)이 대공(大空)에 걸려있으며, 요령[방울]이 미묘한 법음(法音)을 연주하고 있다.
9. 양공덕(兩功德) : 천화(天華)와 묘의[妙衣, 가장 뛰어난 의복] 등이 하늘에서 내려와 정토의 대중이 부처님께 공양할 물건이 되는 바를 의미한다.
10. 광명공덕(光名功德) : 정토의 광명이 수승한 이익을 베푸는 것이다.
11. 묘성공덕(妙聲功德) : 서방정토의 명성은 멀리 시방세계에 들리고, 이것을 듣는 사람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12. 주공덕(主功德) : 정토의 의보장엄(依報莊嚴)은 주불(主佛)인 아미타부처님에 의하여 안온히 잘 함장되고 섭수되어 그 주지(住持)됨의 수승함을 의미한다.
13. 권속공덕(眷屬功德) : 아미타부처님께는 수 많은 성중이 권속으로 있으며, 모두 한결같이 정각(正覺)의 꽃[華]으로 부터 나며, 일미(一味) 평등으로 우열불동(優劣不同)의 차별이 없다.
14. 수용공덕(受用功德) : 정토의 성중(聖衆)은 부처님법과 선정삼매(禪定三昧)로 수용(受用)의 자량[食]으로 삼는다.
15. 무제난공덕(無諸難功德) : 정토의 신심(身心)은 그 제난(諸難)이 없으며 안락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相續]
16. 대의문공덕(大義門功德) : 정토는 대승의 선근세계(善根世界)이다. 평등일미이기 때문에 근기가 모자라는 이와 여인의 이름마저도 없는 수승한 덕이 있는 국토이다.
17. 소구만족공덕(所求滿足功德) : 일체소구만족공덕(一切所求滿足功德)이라고도 한다. 정토는 왕생한 중생의 원에 따라서 구하는 바를 만족시키는 공덕이 있다.

Ⅱ. 부처님장엄(佛莊嚴, 八種) - 8종
1. 좌공덕(座功德) : 아미타부처님의 연화대와 주변은 미묘하며 그 장엄이 수려하다.
2. 신업공덕(身業功德) : 아미타부처님께는 미묘한 상호공덕(相好功德)이 있다.
3. 구업공덕(口業功德) : 아미타부처님의 묘성(妙聲)이 시방세계에 울려 퍼져 듣는 이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한다.
4. 심업(心業)공덕 : 아미타부처님의 평등무분별지(平等無分別智)는 미묘하며 그 장엄의 세계는 실로 수려하다.
5. 대중공덕(大衆功德) : 정토의 대중은 똑같이 아미타부처님(佛)의 지혜청정해로부터 나며 순정(純淨)한 공덕이 있다.
6. 상수공덕(上首功德) : 정토의 으뜸이신 아미타부처님은 성중(聖衆)에게 공경 받는다.
7. 주공덕(主功德) : 정토 교주인 아미타부처님은 대중에게 공경 받는다.
8. 불허작주지공덕(不虛作住持功德) : 아미타부처님의 본원력(本願力)은 허망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관불(觀佛)의 행자를 속히 정토의 보해(寶海)에 견불(見佛) 성취하도록 하는 공덕이 있다.

Ⅲ. 보살장엄(菩薩莊嚴, 四種) - 4종
1. 부동이지공덕(不動而至功德) : 정토의 보살은 정토에서 움직이지 않고 시방세계에 있는 중생을 화익(化益)케 한다.
2. 일념변지공덕(一念遍至功德) : 정토 보살은 1념의 극히 짧은 시간에 빠짐없이 일체의 세계에 이르러 대중을 이익케 한다.
3. 무상공양공덕(無想供養功德) : 하늘[天]의 꽃과 음악과 묘의(妙衣)와 묘향(妙香)으로 공양하고 제불의 공덕을 찬탄한다. 이러할 때 분별의 마음을 일으키지 아니한다.
4. 시법여불공덕(示法如佛功德) : 보살이 무불(無佛)의 세계에 가서도 3보를 주지(住持)하여 부처님이 계심과 같이한다. 불(佛)의 종자를 끊지 않도록 하는 일을 의미한다.

Ⅳ. 관찰문(觀察門) - 3엄 29종 장엄

국토장엄에 17종, 불장엄에 8종, 보살장엄에 4종의
도합 3엄 29종을 대상으로 관상(觀相)한다.

이어진 여덟 가지 문답의 내용을 통해 논에서는 정토왕생의 요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가 왕생하는가에 대해, 범부까지 모두 왕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법비방자는 제외됩니다. "무량수경"에서는 ‘1념’에 의한 ‘불퇴전’을 논하고 있고(5역죄 제외), "관무량수경"에서는 10념의 9품 왕생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5역죄인과 정법 비방자 중 누가 왕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무량수경"에서는 5역죄까지만 가능하고, "관무량수경"에서는 10악과 5역에 대해서는 가능하다고 언급합니다.(정법비방에 대한 언급 없음)

5역죄는 없고 정법만 비방하면 왕생할 수 없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관무량수경"에서 5역죄는 과보를 받고 정법을 비방한 자는 여러 지옥에 가게 된다고 논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즉 정법을 믿고 신행해야 왕생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법을 비방하는 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불보살의 가르침에 대한 부정을 의미한다고 논에서 강조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잘못된 법(견해)을 교육시키고 받는 것 모두 포함됩니다. 5역죄 보다 법을 비방하는 죄가 무서운 지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 5역죄란 정법이 없다는 것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즉 성현의 가르침(正法)에 의해 우리는 인간답게 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업도경"과 "관무량수경"의 같은 점과 다른 점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10념’에 의해 ‘무간심’과 ‘무후심’이 생기므로(決定), ‘10념’이 무겁고 먼저 이끌려 능히 3계를 벗어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1념’이란 ‘60찰나’가 ‘념’이라고 논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념’은 시간이 아닌 미타불을 억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열 번 상속하여 염하는 것을 ‘10념’이라 논에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념’의 다소(多少)를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숫자는 방편이고 이를 헤아려 집착할 필요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총결에서는 정토에 왕생키 위해 ‘5념문’ 수행하는 것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아 부처가 되는 길을 실현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 근본은 아미타부처님이며, 끝으로 예배의 취지에 연유가 있음을 논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여시아문’과 ‘신수봉행’의 참된 의미를 논하고 있습니다.

이후 담란(曇鸞)스님에 의해 ‘왕생론’에 대한 주(註)가 저술됨으로써 중국에 있어서 선도(善導)스님 계통의 정토불교를 일으키게 한 원류가 되기도 합니다. '왕생론'의 대표적 주석으로는 담란스님의 '주'(註), 혜연(慧然)스님의 '대의'(大意), 법계(法界)스님의 '강의'(講義) 등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보편적으로 인용되는 주석은 ‘왕생론주’입니다.

-정성우 /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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