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광원암 감원 현봉 스님.
“《천수경》은 불가의 최고의 찬탄가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의 통불교적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절집 의식에서 제일 먼저 읊는 구절이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다. 산스끄리뜨어로는 “길상존이시어! 지극히 위대하신 오직 하나 되는 지극하신 길상존이시여! 온 누리가 그대로 참 생명이신 님”이라는 찬탄이다.

《천수경》은 우리 사찰에서 의식 때마다 빠짐없이 외우지만 팔만대장경에도 없는 경전이다. 통일신라 때 의상 대사가 당나라 유학 후 귀국해 퍼뜨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며 많은 내용이 첨삭되어 오늘에 이른다.

《천수경》은 특히 선불교인 한국불교의 특징을 바탕으로 정토, 화엄, 밀교신앙 등 불교의 모든 수행과 교리를 받아들인 한국불교의 통불교적 전통과 특징을 고루 담고 있다.
이런 《천수경》을 송광사 주지를 지낸 현봉 스님(현 송광사 광원암 감원)이 천수경 강의 《너는 또 다른 나》를 펴냈다.

현봉 스님은 천수경을 “깊은 신심의 귀의와 장엄한 공덕의 찬송과 간절한 발심의 서원으로 엮어진 위대한 ‘만트라’이며 오묘한 진리의 말씀이며, 장엄하고 무애자재한 아름다운 서사시”라고 평했다. 스님은 “이 책이 천수경에 대한 단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우리가 지녀야 할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지혜와 자비를 완성하길” 희망했다.

《너는 또 다른 나》는 스님이 3개월 동안 불광사에서 천수경을 주제로 진행한 법회 내용을 토대로 원고를 쓰고 다듬으면서 풍부한 예화를 넣어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상하다.

“소리를 들을 때 소리를 듣는 자신이 누구인가?” 스님이 《천수경》곳곳에 직접 착어(着語)를 적었다. 착어는 선적이면서도 생활적이다.

현봉 스님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실이나 끈으로 매듭을 지으면서 반복할 것”을 주문한다. 자칫 중도포기하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스님은 “모든 남이 오직 나인 것을 잊지 말 것”을 주문한다. 《천수경》 역시 시종일관 이를 강조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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