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 의식용 복식.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실크로드보다 200년 앞선 문명 교역의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네트워크이다.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이 교역되었던 그길, 서남 실크로드의 중심이 되었고, 고원지대 유목문화권과 중국 남부의 윈난(雲南) 쓰촨(四川)성을 중심으로 한 조엽수림대를 잇던 문명의 길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차마고도에서 살던 사람들의 삶과 숨결, 그들의 예술을 전시한다. 밀교 예술 중심이었던 기존 전시와 달리 차마고도 상의 사람들이 실생활에 쓰던 생활용구를 체계적으로 전시한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전을 개최한다. 차마고도 주민의 삶을 대표하는 생활유물로 복식과 직물자료, 차 관련 도구 등을 전시하고, 티베트의 독특한 불교예술 유물인 불교조각과 공예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화정박물관, 통도사 성보박물관, 대원사 티베트 박
▲ 부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물관, 실크로드 박물관, 티베트 박물관의 유물 200여점을 포함했다.

박물관은 가장 높고 험하고 아름다운 길을 걷고, 그곳에서 살던 이들의 삶을 차마 교역을 행한 마방(馬幇)의 우두머리 ‘마쿼터’의 인생 여정에 맞춰 6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한다. 특히 전시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극 활용해 현장의 생생함을 더했다.

첫 주제는 ‘희망의 길, 차마고도를 향해 떠나다’로 교역에 나선 마방의 모습을 마구류와 함께 전시했다. 두 번째 주제는 ‘차의 고향, 윈난과 쓰
▲ 차통.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촨에 도착하다’로 차마 교역의 주요 물산인 차생산과 윈난·쓰촨의 소수민족 공예품을 선보인다. 세 번째 ‘행복한 발걸음, 집으로 돌아오다’는 티베트인들이 즐기는 버터차 도구류와 부엌 공간을 통해 일상생활 모습을 전달했다. 네 번째 전시는 ‘소금교역,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가다’로 야크와 소금채취, 네팔의 티베트인 들의 삶을 다뤘다. 다섯 번째 전시인 ‘오체투지, 샹그릴라를 찾아가다’는 티베트 불교미술인 탕카와 불교조각품 등을 통해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의지처인 불교를 돌아본다. 여섯 번째 전시인 ‘죽음 그리고 환생, 자연에 순응하다’에서는 티베트의
▲ 천장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장례풍습인 천장(天葬)을 소개하고, 인골로 만든 불교법구류를 전시한다. 전시 마지막에는 스웨덴 탐험가 스벤 헤딘(Sven Hedin, 1865∼1952)이 1906∼08년 촬영한 티베트 사진이 최초 공개된다.

박물관은 전시기간 동안 초등학생을 위한 룽다 깃발 만들어 보기, 오체 투지 체험 등 차마고도의 오감체험 행사도 연다.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전은 6월 16일부터 8월 16일까지 두 달간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차마고도의 오감체험은 전시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갖는다. 오감체험은 7∼13세 어린이를 동반한 20 가족(1가족 당 4인)의 신청을 선착순으로 받는다. 02)2077-9293, 9259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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