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가  주최하는 세계불교도우회의에서 중국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

티벳 불교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횡포가 국제대회에서도 여실히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다람살라 지부대표자 페마 친조르씨와 스웨덴 지부 대표자 트소나 곤츠 린포체씨는 12일 오전 8시 30분, 여수디오션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된 WFB회의에서 중국 측의 제제로 인해 회의장에서 쫓겨났다.

 

▲ 회의장 뒤편에 앉아 있는 친조르(다람살라 지부 대표)
친조르씨와 린포체씨는 회의장에 앉아 회의를 기다리는 중, WFB 사무총장 펠롭과 함께 중국 공안국 직원이 다가와 “중국 측의 항의가 들어왔으니 원활한 진행을 위해 회의장을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린포체씨는 인디아 국적에 스웨덴 지부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다람살라 근처 북 인디아에서 왔다는 이유로 회의장에서 쫓겨났다.

 

WFB 내규에 따르면 대표자 신분은 WFB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지는 동시에 어느 누구도 대표자의 회의 참가를 거부시킬 수 없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세계불교도우의회 한국대회 집행위원장 진욱스님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10일 삼동린포체의 WFB 초청과 회의는 참가할 수 없지만 개막식과 다른 행사는 참석할 수 있도록 중국 부대사관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대표자의 초청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태국의 사무국에서 하는 일”이라며 “대표자들을 회의에서 쫓아낼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도 없다. 곧 조치해 차질 없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중국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 우리가 달라이라마, 삼동린포체를 초청하는 것은 대회를 주최한 우리의 권리이며 주권인데 너무 정치적으로 의식해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계속 이런 식으로 중국 측이 행동한다면 중국 대표단의 참석을 거부하고 대회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대표자들을 회의장에서 내쫓은 중국 측 참관인(공안국직원)은 “중국은 달라이라마 측과 함께 행사를 할 수 없다. 우리에게 정치적이라고 자꾸 말하는데 달라이라마는 종교지도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WFB 사무총장 펠롭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질문하자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다. 조직위하고 이야기하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회의 쉬는시간에 진욱스님이 직접 WFB사무총장과 중국 측 직원과 만나 참석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이후 회의에도 두 대표자들은 회의장 뒤편, 관람자 자리에서 회의를 참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의에서 쫓겨 난 당사자인 친조르씨와 린포체씨는 오후 5시  WFB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여수=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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