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불교도우의회(WFB) 한국대회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달라이 라마의 WFB 한국대회 참석 희망에도 불구하고 조직위원회의 소극적인 대처로 인해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교계 인터넷 매체 <불교닷컴>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가 한국방문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으나 한국대회 조직위원회는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와 중국불교협회의 눈치를 보느라 달라이 라마 초청 논의를 중단했다고 한다.

<불교닷컴>은 이치란 WFB 한국대회 집행위원이 “대회 준비 초기 달라이 라마 초청을 논의했지만 중국과의 마찰과 중국불교협회측이 100여명의 대규모 참가단을 파견하기로 해, 이를 고려해 초청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한국의 3대 종교 여성 성직자의 모임 '삼소회'와 함께 한 달라이 라마.

하지만 중국불교협회는 지난 4월 참가단을 50여명으로 축소했다가 7명만 파견하기로 통보했고 이마저 대회를 코 앞에 둔 최근 6명만 보내겠다고 재통보 해왔다는 것이다.

이치란 집행위원이 밝힌 달라이 라마 초청 내용의 대강은 이렇다.
이치란 집행위원과 염종호 한국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등이 한국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 4월 27일 인도 뉴델리 아쇼카미션 사무실에서 라마 롭장(Lama Lobjang, 아쇼카미션 회장)스님과 케상 왕디(Kesang Wangdi, 아쇼카미션 사무총장)스님과 만나 WFB 한국대회에 아쇼카미션의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전달하는 한편, 달라이 라마의 초청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라마 롭장 스님은 달라이 라마의 한국대회 참석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어 라마 롭장과 친분이 두터운 삼동 린포체(Samdhong Rinpoche, 티베트 망명정부 전 수상)가 지난 달 28일 달라이 라마를 친견 WFB 한국대회 참석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WFB 한국대회에 꼭 참석하고 싶다. 한국불교계가 초청해 준다면 6월초 예정된 유럽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라마 롭장 스님은 이와 관련 지난 2일 이메일 서신을 통해 “WFB 한국대회에 초청한다면 달라이 라마의 유럽 순방 일정을 조정하기로 합의했고, 예정된 일정이 재조정됨에 따라 6월 11~13일까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대회 조직위원회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불교협회의 압박 때문이다. 조직위는 달라이 라마 초청 문제를 아예 거론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치란 위원은 “이번 한국대회가 달라이 라마가 올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방한을 추진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조직위원회가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 않는 것은 물론 대회 축하메시지 조차 요청하지 않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국불교협회의 눈치를 보며 ‘반쪽 대회’를 걱정하고 있는 조직위원회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한국 방문은 이번에도 불발로 그치고 마는 것인가?
“부처님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고 만물이 평화롭다”는 불교정신은 이번에도 외면되고 말아야 하는가?

WFB 한국대회가 점점 다가오면서 불자들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강렬히 염원하고 있지만 또 다시 불발로 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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