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흥사 사중행사로 봉행됐던 탄신 제491주년 서산대제 법요식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서 1500여 문도들을 총지휘해 구국정신을 선양하고 조선 중기 불교중흥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던 서산대사 청허휴정(淸虛休靜, 1520~1604) 스님의 호국사상을 기리는 서산대제가 60여년 만에 범국가적 차원으로 봉행된다.

조계종 제22교구본사 해남 대흥사(주지 범각스님)는 오는 4월 16일(월) 오전 10시 경내에서 ‘탄신 제492주년 호국 대성사 서산대제’를 봉행한다.

서산대제를 주관하는 대흥사와 (사)서산대사호국정신선양회 측은 조선 후기까지 국가적 행사로 치러지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겼던 스님의 제향(祭享:나라에서 지내는 제사)에 다시금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날 대제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호계원장 법등스님,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찬 문화재청장, 송석구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장과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산대사 제향의례는 오전 9시 30분 예제관 행차 재현을 시작으로 (주)한국의장과 무형문화재 56호 종례제례보존회가 서산대사 제향의례집인 ‘향례홀기(享禮笏記)’를 복원해 재현한다. 제향행렬은 대흥사 일주문을 출발, 부도전과 해탈전, 서산대사유물전시관, 보련각, 대흥사 표충사까지 행렬하게 된다.

한편 같은 시각 대흥사 일원에서는 전국의 초중고생이 참가하는 제18회 나라사랑 글쓰기·사생 대회도 펼쳐진다.

대흥사 주지 범각스님은 “서산대사 제향이 국가적 제향으로 봉행돼야 하는 이유는 바로 단절된 전통을 회복한다는 점에 있다”며 “이번 행사가 서산대사를 비롯해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무명의 의승(義僧)들의 우국충정을 기리고 계승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산대제는 조선 선조 때부터 춘추로 제향이 모셔져 스님의 구국에 대한 일념을 추모해왔다. 정조 때에는 해남 대흥사 내에의표충사(表忠祠), 묘향산 보현사 내의 수충사(酬忠祠)라는 사당을 짓고 국가에서 봄 ․ 가을로 제향을 모셔오다 일제 조선총독부에 의해 폐지된 바 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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