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아주 평화롭고, 특히 아침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저는 좀 더 자주 명상을 하도록 고무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자신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안을 들여다볼 것입니다. 할 만한 가치가 있고 고무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제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2009년 11월 부산 범어사 템플스테이의 외국인 참가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


고요한 산사에서 불법(佛法)의 향취를 느끼며 자신을 돌아보는 일. 움켜쥔 자아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일. 템플스테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행된 템플스테이는 지난 10년간 한국전통문화 브랜드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잡았다. 2010년엔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외국인의 수가 2만 명(전체 참가자 70만 명)을 돌파했다.

흔히 외국인에게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여겨지던 한국불교의 템플스테이. 정말 그럴까?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지현스님)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에 대해 만족도 조사, 현장 모니터링, 운영자 심층 면접 등을 통해 발표한 템플스테이 만족도 조사 연구서에 따르면 외국인 중 92.7%가 템플스테이를 타인에게 강력 추천했다. 이는 내국인들의 응답보다 유의미한 정도로 높은 수치였다.

이번 연구서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실시한 템플스테이 참가자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템플스테이 사업의 성과평가 모델 개발과 정책관리 평가지표 등 향후 템플스테이 성과평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행됐다. 연구서 발행을 위해 내국인 7,037명, 외국인 88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실시조사, 29개 사찰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평가, 내외국인 57명 심층 면접 등의 요소가 도입됐다.

전반적인 만족도, 재참여 의향도, 타인 추천 의향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애호도 조사에서 템플스테이 전체 참가자의 만족도 지수는 10점 만점 기준 8.33점을 기록, 대단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중 90% 이상의 외국인들이 템플스테이를 타인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고 응답하는 한편, 전체 프로그램에 대해선 8.50점의 평가 점수를 주었다. 내국인 참가자는 각각 81.0%와 8.11점의 반응을 보였다.

참여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은 첫 번째로 ‘다도(茶道)’를 꼽았다. 이어 염주, 연등 만들기, 스님과의 대화 순으로 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 내국인 참가자들은 스님과의 대화를 가장 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뒤이어 다도, 108배 순 등으로 높은 응답이 나왔다. 이와 함께 외국인 참가자들은 ‘한국전통문화 · 불교문화에 대한 관심’ 등을 템플스테이 참가 동기의 첫 번째 우선순위로 꼽았으며, 내국인 참가자의 경우는 ‘휴식 · 일상의 재충전’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교계 안팎에선 이번 연구결과가 지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5대 문화관광상품 중 하나로 선정한 템플스테이의 국제적 잠재력을 확인시켜주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사업단의 보고서에선 내국인 대상의 팀플스테이가 사회통합을 주도하는 공익사업으로 확대 발전되어야 하는 것과 아울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대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브랜딩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 스님은 "이번 보고서는 템플스테이 사업 10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수요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공익 사업으로서의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과정을 통해 제시된 템플스테이의 발전 방향을 적극 수용해 전통 문화를 널리 알리고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데 앞장 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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