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대표적인 차에는 쑤여우차(?油茶) 뿐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어, 모두 크게 세 종류의 차로 대별할 수가 있다. 청차(淸茶)와 티옌차(甛茶)가 그것이다.

① 쑤여우차(?油茶)
쑤여우차(?油茶)는 티베트인(藏族)들에게 첫 번째로 손꼽히는 음료이며, 그들에게 있어서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활필수품이다. 쑤여우차의 제작방법에는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 볼 수가 있는데, 첫째는 차를 삶아 차즙(진한 찻탕)을 내는 것이고, 그 다음은 차를 치즈와 섞는 것이다. 차와 치즈를 섞어내는 과정을 가리켜 중국인들은 “타차(打茶)”1)한다고 한다. 전차(?茶)2)나 타차(?茶)3)를 솥에 넣고 불을 부어 끓여서 차즙(茶汁)이 진하게 우러나오도록 다린다. 그리고 다려 낸 진한 차즙을 깨끗한 거름망에 걸러 차관(茶罐)에 담아둔다. 쑤여우차(?油茶)를 만들 때, 차관에 담아 두었던 차즙을 필요한 만큼 꺼내고, 거기에다 적당량의 끓는 물과 소금을 첨가한다. (물론, 차즙의 양이나 물의 양 또는 소금의 양은 개인의 입맛과 기호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면 된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쑤여우차를 만드는 찻통(茶桶: 董莫, ?董이라 함.)에 따라 부은 다음, 거기에 다시 버터나 치즈를 넣고, 교곤(攪棍:물체를 섞는 막대기로서, 마치 우리나라 하수구 막힌 곳을 뚫을 때 쓰는 흡착기 같은 모양)을 차를 담은 긴 찻통 속에서 위아래로 몇 십 회 정도 펌프질 하듯 왕복 피스톤 운동을 한다. 차즙과 물, 그리고 버터나 치즈를 잘 섞은 뒤에는 다시 찻주전자에 따르고 열을 가하여 뜨겁게 한 다음, 음용 시에 각자 차완(茶碗)에 따라 마시게 된다. 신선한 우량의 버터나 치즈로 만든 쑤여우차는 그 향기가 코끝을 찌를 듯 향긋하며, 맛이 아주 순후(淳厚)하여 아주 맛있을 뿐만 아니라 차를 마시면 허해지는 몸의 기를 보충할 수 있어, 특히 겨울철에 마시기엔 그만이다.
티베트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식사는 걸러도 쑤여우차는 반드시 마셔야 한다. 경제적 여건이 좋은 집안에서는 하루 세끼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온종일 시도 때도 없이 쑤여우차를 마신 곤 한다. 현지에서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과거 티베트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생활은 바로 매일 쑤여우차(?油茶)와 청과(靑?)주를 마시는 것이라 한다.
다 만들어진 쑤여우차는 평상시엔 차주전자(茶壺)에 담아서 화로엔 올려놓고 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때 주의할 점은 끓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차의 맛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나 형편이 괜찮은 농촌의 일부에서는 전기 믹서를 사용하여 쑤여우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쑤여우차를 만들 때 자신이 좋아하는 분유나 삶은 계란 및 끓인 우유의 앙금 등을 첨가하여 마시기도 한다. 다 만들어진 쑤여우차는 보온병에 담아 두었다가 수시로 편하게 마시기도 한다. 특히, 주말이나 명절 및 휴가를 맞이하여 외출할 때엔 반드시 보온병에 가득 담은 쑤여우차를 몇 병씩 휴대한다.
쑤여우(?油茶)의 제작은 티베트인들의 음식문화에 있어서 일대 발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티베트인들이 중국 내지의 한족(漢族)들과의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경제교류4)의 기초 위에서 자신의 환경과 물자의 조건이 서로 결합된 가운데 독창적으로 발명된 것이다. 즉, ‘다마무역(茶馬貿易)’이 중국의 한족과 티베트인들의 경제교류에 있어 적극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쑤여우차(?油茶)는 영양이 매우 풍부할 뿐만 아니라, 지방의 함량이 높아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열량을 매우 많이 공급한다. 아울러 차엽에는 알칼로이드, 비타민과 미량의 원소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위를 튼튼하게 하는 생진(生津) 등이 나와 소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지방분해의 효능도 갖추고 있다.
평균 4,000미터 이상의 고원에서 육류와 치즈 및 버터 등의 고지방과 고단백질 등을 주로 섭취하며 야채의 섭취가 결핍된 유목민족에게 있어서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하기 위한 음식문화의 개선은 대단히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이로 인해 차엽은 고원유목민족인 티베트인들의 음식생활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되었으며, 차엽의 전래(傳來)는 티베트인들에게 있어 하나의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
차엽이 티베트에 최초로 전래되었을 당시에는 질병을 고치는 진귀한 의약품으로 취급되었으며, “한장다마무역”이 흥성함에 따라 차와 티베트인들의 관계는 일상에서 더욱 더 긴밀하게 되었으며,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티베트인들의 일상의 식생활에서나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할 때, 선물을 보낼 때, 그리고 혼인 및 명절 때에도 반드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이로 인해 쑤여우차는 마침내 티베트 문화를 대표하는 특색 있는 차 문화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② 청차(淸茶)
청차는 티베트어로 ‘가당(ja-thang)’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청차는 벽돌차(?茶)를 찻주전자에 넣고 푹 끓인 뒤, 기호에 따라 적당량의 소금을 넣으면 된다. 쑤여우차(?油茶)처럼 버터나 치즈 또는 우유 앙금을 넣지 않은 채, 곧 바로 다완(茶碗)에 직접 따라서 마신다. 청차(淸茶) 즙은 주로 참파(rtsam-pa)5)를 반죽할 때 많이 사용되며, 음료로 마실 때 작은 덩어리의 치즈나 버터ㆍ우유 앙금 등을 넣어 마셔도 된다. 버터나 치즈 등을 넣으면, 기름 덩어리가 뜨거운 찻물 속에 잘 녹아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터의 기름기가 찻물 표면으로 뜨게 될 때 마시면 된다.
요즈음 티베트 고원의 도시와 마을 거주민들 중에는 청차(淸茶)를 전통방식으로 다려서(煮茶) 마시기보다는 녹차나 오룡차(烏龍茶)처럼 끓은 물을 부어 우려서(泡茶) 마시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지금은 티베트 현지에서도 중국 내지에서 생산되는 각종의 명차(名茶)를 손쉽게 살 수가 있다. 게다가, 현재 티베트 자체에서도 훌륭한 차가 많이 생산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장림지차장(西藏林芝茶場)에서 생산되는 차엽은 천연 무공해의 우량 품질의 차로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③ 티옌차(甛茶첨차)
티옌차(ja-mngar-mo: 甛茶) 역시 티베트인들이 무척이나 즐겨 마시는 차이다. 특히, 위장지구(衛藏地區)6)의 도시와 촌락에서 티옌차 마시기가 매우 성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티옌차관(甛茶館:티옌차를 마시는 茶館)의 영업도 대단히 융성하다.
티옌차를 만드는 방법을 보면, 앞에서 거론한 쑤여우차(?油茶)나 청차(淸茶)와는 달리 홍차(紅茶)를 이용한다. 우선 홍차(紅茶)를 진하게 다려 차즙을 만든 뒤, 끓여낸 찻잎은 거름망에 걸러낸다. 그리고 거기에 우유(신선한 우유나 분유)와 흰 설탕을 넣는다. 그 향이 짙고 맛이 달며 느끼하지 않는 것이 특색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시기가 매우 좋아 이곳 위장(衛藏)지역의 티베트사람들에게 대단히 애호되고 있는 차이다. 티옌차(甛茶)는 중국어로 “달콤한 차”란 뜻이다. 티옌차는 만드는 방법이 매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지방(脂肪)의 함량도 극히 적어 특히 이곳 젊은이들에게는 가장 환영받는 차이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티옌차는 의외로 티베트 전역의 도시와 촌락에 넓은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티베트 전역으로 빠른 속도로 보급 확산되어 가는 추세여서 전통 티베트 차의 대표 격인 쑤여우차(?油茶)의 소비와 명성을 추월하여 가고 있는 실정이다.

박영환/동국대 강사

각주)-----------------
1) 타차(打茶): 여기서 타차란 차를 만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중국어에서 “타(打)”는 때린다는 뜻 외에도, (기구, 음식따위를)만든다는 뜻이 있다.
2) 전차(?茶):벽돌모양으로 압축하여 만든 긴압차(緊壓茶). 차의 형태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며, 탕색에 의한 구분하면 흑차(黑茶)의 일종.
3) 타차(?茶):밥공기 모양으로 압축하여 만든 긴압차. 이 것 또한 전차ㆍ병차 등과 함께 흑차의 일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보이차의 한 종류로 많이 알려졌다. 운남에서 생산되는 보이차, 호남에서 생산되는 천냥차, 사천에서 생산되는 강전(康?),변차 등은 원래 모두가 변방 유목민족들에게 공급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차이다. 그래서 흑차계열의 긴압차를 과거에는 통칭 변차(邊茶) 혹은 마차(馬茶)라고 하였다.
4)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경제교류: 서로 남아도는 물품을 수출하고, 서로 모자란 물품을 수입하는 일종의 물물교환식의 경제교류.
5) 참파(rtsam-pa):청과맥(靑?麥)의 볶은 가루를 쑤여우차(?油茶)나 청과주(靑?酒)에 개어 먹는 경단으로 티벳족의 주식임.
6) 랏싸(拉薩), 산남(山南), 르커춰(日喀側) 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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