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강압정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티베트 승려들은 분신자살로 맞서고 있다.

달라이라마와 중국, 중국과 티베트의 갈등이 보다 깊어지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물리력을 동원해 강압정책을 쓰고 있지만 티베트에서는 승려들이 중심이 돼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는 판국이다. 특히 분신자살로 맞서고 있는 현 상황은 긴장과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분신자살의 도화선은 지난 해 3월 16일 쓰촨성 아바 티베트족 자치구 아바현 카르티 사원 소속 펑춰 스님에서 비롯됐다. 펑춰스님은 티베트의 독립과 종교 자유, 달라이라마의 장수를 기원하며 처음 분신자살했다. 이의 영향으로 지난 해 티베트에서는 13건의 분신이 있었다. 올해 들어와 3명의 승려가 또 분신했다. 분신으로 말미암아 비구니 2명을 포함 총 12명의 스님들이 숨졌다.

특히 올 초 1월 8일 칭하이성 궈뤄 티베트족 자치구에서 소파라는 이름의 고위직 스님이 분신 자살하자 주민 수 백명이 그의 시신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서며 시위를 벌였다.

자살은 물론 일체 생명을 중시하라고 가르치는 불교의 스님들이 왜 분신자살로 중국정부에 저항하고 있는
▲ 티베트 승려 분신 지역
것일까? 그만큼 중국정부의 탄압이 가혹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마저 티베트를 위한 메시지가 빈약하다. 헐리우드 명배우 리처드 기어가 세계를 향해 외로운 메시지만 날리고 있을 뿐이다. 이에 스님들이 나서 소신공양(燒身供養)이란 수단으로 중국정부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스님들의 분신자살은 티베트 주민을 길거리로 나서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티베트족 자치구 루훠현과 써다현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도 3명의 스님들이 분신자살한 것이 동기였다. 주민 수 천 명이 길거리로 나서 중국정부에 강력한 항의의사를 표하자 중국 공안은 무차별 총격을 가해 7명이 숨지고 1백여명이 부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스님들의 분신을 사회 안정을 해치는 테러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최근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 “외국에 있는 티베트 독립세력과 달라이 라마 14세가 승려들의 극단적인 테러행위를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며 비난했다.

2월 22일은 티베트의 설이다. 중국정부는 이와 함께 티베트 설을 앞두고 경찰 수천 명을 배치해 또 발생할지 모를 시위에 대처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티베트 불교에 대한 강압정책은 현실적으로 암울한 티베트 불교의 오늘을 보여준다. 과거 6천5백개에 이르던 사찰 수는 현재 45개만 남아 있다. 50만 명에 달하던 승려 수는 대부분 강제로 환속해 천명을 넘지 못한다. 더욱이 승려가 되려면 사회주의 교육을 이수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 중국 공산당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티베트 주민들은 스님들을 중심으로 그간 수차례 독립운동을 벌였지만 그때마다 중국 정부의 무력사용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중국정부와 티베트 간 갈등의 중심에 있는 달라이 라마 14세는 ‘세계평화’의 화두로 중국의 무력을 질타하고 있으나 그 울림은 세계의 무관심 속에 묻혀만 가고 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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