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대학원대학교(총장 정상옥)가 ‘동방창설 삼선생 추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학 창립에 초석이 된 서예가 영운 김용진, 일중 김충현, 여초 김응현 선생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전이다.

전시는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관훈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리고, 동방대학원대학교 설립정신의 연원인 ‘동방연서회’ 창설자인 김용진·김충현·김응현 선생의 유작 60여 점을 선보인다.

영운 김용진(1878~1968)은 조선말기 사대부 출신 서예가이다. 안동 김씨 후예로 1910년 한일
강제합병 후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서 금서시화(琴書詩畵)로 망국의 한을 달랜 조선왕조 마지막 선비이자, 문인화가로 불리며, 중국신문인화를 한국적 신문인화로 재탄생시켜 현대문인화의 길을 개척했다. 명청 대 스타오(石濤)의 예술세계와 그 정신이 가깝다는 평이다.
하영준 동방대학원대학교 서화심미학과 교수는 “영운 김용진은 중국의 신문인화를 배웠지만 우리의 정서와 감흥을 매우 다정다감하고 허세 없는 담백하고 고졸한 소박한 품격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일중 김충현(1921~2006)은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예가로, 1956 영운 김용진과 여초 김응현과 함께 동방연서회를 창립, 이끌었고 대한민국예술원 미술불과 회장을 지냈다. 일중 김충현은 한국적 서예를 정립했다는 평이다. 곽노봉 동방대학원대학교 서화심미학과 교수는 “김충현의 궁체는 ‘일중체(一中體)’라고 할 정도로 독특한 서풍을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여초 김응현(1927~2007)도 선비 가문 출신의 서예가로 1996년 학교법인 동방학원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깊은 가학연원 덕에 고문자와 고서법을 배우며 자랐다. 김응현의 서법을 중국 서예가 종명선(鐘明善)은 “고졸하나 우둔하지 않고, 활달하나 법도가 있고, 정교하나 조잡하지 않고, 광연(狂涓)하나 기괴하지 않고, 웅혼(雄渾)하나 패도하지 않고…새로우나 영합하지 않아, 강유(剛柔)가 서로 돕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서 고인의 필법을 깨고, 자기만의 새로운 중화의 의상을 찾아낸 것”이라고 평했다.

▲ 김응현 작, 德門生輝

정상옥 총장은 “동방대학원대학교는 유불선 합일의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방문화를 창달하는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목표이고 이는 동방연서회의 취지에 연원을 두고 있다”면서 “대학설립에 근본이 되는 세 분의 추모전을 계기로 침체된 서예계 발전에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모전 개막식은 25일 오후5시 이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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