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 지향점인 행복한 삶은 어디에서 올까? 오감을 통해 얻어지는 감각적 즐거움은 결국 변하기 때문에 감감적 행복감을 목표로 살아간다면 행복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 우리의 마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마음을 잘관리해야 행복해 질 수 있다. 《마음,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본질적이면서도 근원적인 마음에 대한 다양한 각도에서의 통찰을 담았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지식과 지혜를 정리하는 작업을 벌인 밝은사람들연구소 대표 박찬욱 씨가 기획한 《마음,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초기불교와 상좌부 불교, 유식불교 선불교의 관점과 서양철학, 정신의학, 인지과학 등 다양한 각도에서 ‘마음’을 드려다 보고 있다.

초기불교와 상좌부불교에서 마음의 전개와 수행을 찰나심식설을 중심으로 논한 미산 스님의 〈변화무쌍한 마음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 가〉는 마음은 근과 경과 식, 심과 심소가 상호 의존하는 연기적 작용을 통해 생성과 지속과 소멸을 찰나찰나 거듭하는 과정으로 전개해 가며, 일생 동안의 존재지속심이 재생연결식이 되어 내생의 윤회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아라한의 경우에는 평정심의 상태에서 항상 미소 짓는 마음을 유지한다고 보았다.

유식불교에서 마음 전개를 탐색한 한자경 교수는 〈마음 활동의 두 층위〉에서 표층의 마음과 심층의 마음이 본심과 망심이라는 측면에서 다뤘다. 한 교수는 유식불교에서 마음은 일체법의 공성과 유식성을 자각함으로써 망심에서 본심으로, 개체적 사심에서 보편적 공심으로 전개된다고 보았다.

선불교 특유의 돈오와 자성청정심과 평상심의 차원에서 마음의 전개를 다룬 윤원철 교수의 〈마음을 가져와라〉는 선불교 일대사 핵심문제인 마음을 실체가 아닌 공으로 몬 보리달마의 주문을 해석한다. 윤 교수는 마음은 자성청정심에 바탕을 두고 생사심에서 평상심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보았고, 평상심으로서의 진심은 현상적으로 엄연히 다른 개체들과 구별되는 한 개체이면서도 주객의 주도가 아니라 체용의 구도로써 자기 자신과 모든 존재들 사이의 관계를 보고 그에 합당하게 작용하면서 운용하는 마음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다.
마음의 전개를 만물의 변화와 생명운동이라는 포괄적 차원의 베르크손의 마음 전개에 대해 해설한 최화 교수의 〈생명의 능동적 운동〉은 베르크손에게 있어 마음은 불연속적 연속, 혹은 타자화 과정 속 자기 동일성의 확보로서 직관과 지성, 또는 지각과 기억의 상호 작용으로 전개된다고 할 수 있다.

김종주 원장의 〈무의식을 통한 마음의 흐름〉은 프로이트와 라깡의 정신의학에 본 마음의 전개를 다룬다. 라깡의 무의식은 시니피앙(기표)의 상징적 역사라는 점에서 일종의 기억으로 보았다. 라깡의 무의식은 과거의 누적된 업의 역사를 종자의 형태로 기억하여 저장하는 근본식인 유식불교의 알라야식과유사하다고 보았다. 이정모 교수의 〈뇌-몸-환경의 상호작용으로서 마음〉은 인간 마음의 작용을 인지심리학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논했다.

편집자 김종욱 불교학과 교수는 “현대 학문에서 마음은 지각과 기억의 상호작용 속에서 상상계와 실재계라는 주체성의 삼각구조에서, 그리고 뇌와 몸과 환경이 연결된 총체적인 구조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정리했고, “마음은 결국 상호의존성을 원리로 상호의존성이 비실체적 공성임을 통찰함으로써 마음의 작용은 무념의 평상심이라는 바람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밝은 사람들 연구소/운주사/20,000원

서현욱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