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재단법인 선학원(禪學院)은 근대 한국 불교가 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한 중심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불교마저도 저들에게 장악되어 한국 불교의 오랜 전통이 사라지고 왜색불교로 변질될 누란(累卵)의 위기를 딛고 일어서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대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하여 한국 불교의 자긍심을 지켜낸 상징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선학원이 새로 인터넷 언론 <불교저널>을 창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이미 월간 《선원》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 한국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르게 제시해온 선학원이기에, 앞으로 <불교저널>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세상 모든 것이 덧없다”고 가르쳐주셨듯이,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이 생물이든 인간이 만든 조직이든, 이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통신 환경의 변화는 온갖 정보가 전 세계를 동시에 오고갈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인터넷 없는 세상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종교 환경 또한 이 변화의 흐름을 벗어날 수 없어서, 인터넷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종교는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에 인터넷 매체를 창간하는 선학원의 발걸음은 시의적절(時宜適切)하다 하겠습니다.

<불교저널>의 창간을 축하드리며, 이 기회에 당부 말씀드립니다.
불교계에 이미 다양한 언론 매체가 있고 인터넷을 주 무대로 움직이는 매체 또한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펼쳐서 이 땅을 정토로 만들어가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기존의 매체들과 협력하되, <불교 저널>만의 독특한 성격을 갖춘 자주적인 언론이 되기 바랍니다. 특히 불교계 바깥세상의 흐름을 정확하게 전해주고 이에 맞는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여, 불자들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지침이 되면 좋겠습니다.

힘든 세월을 이겨내고 전체 구성원들이 화합하여 재도약의 발길을 힘차게 내딛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이 부처님 정법(正法) 홍포와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해 기울이는 의지와 원력이 아주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불교저널>이 다른 어느 곳보다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 동안 재단법인 선학원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힘써 온 이사장 법진 스님과 재단 가족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드리며, <불교저널> 창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불교저널> 창간과 함께 앞으로 재단법인 선학원이 더욱 발전하여, 항상 불국정토 구현을 선도하는 보살행자가 되기를 부처님 전에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불기 2553년 6월
대한불교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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