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산사지 조사구역 전경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16일 강릉 굴산사지 제2차 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측은 지난해부터 이루어진 굴산사지 시굴조사 결과, 굴산사의 북쪽 경계로 보이는 석축시설과 동쪽 건물지 외곽 담장지, 서쪽의 확산, 남쪽의 회랑식 건물지의 끝단 등 사역(寺域)의 대략적인 추정 범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추정 범위에 따르면 굴산사의 면적은 약 31,500㎡. 사역 내부에선 정교하게 치석된 건물지, 연지(蓮池)로 추정되는 집수시설, 담장지 및 원형(圓形)석군 등이 함께 확인됐다.

또 연구소 측은 이번 시굴에서 그동안 출토된 ‘굴산사(崛山寺)’, ‘오대산(五臺山)’ 명(銘) 기와 외에 ‘오대산 금강사(金剛社)’ 명 기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대산 금강사’란 『삼국유사』 권 제3 탑상 제4 대산오만진신(臺山五萬眞身)조에 나오는 기록으로, 오대산의 동서남북 및 중앙에 위치한 5개소의 사찰에서 각각 결성되었다는 신앙결사 중 하나다.

그동안 오대산 남대 부근의 ‘금강사’란 신앙결사는 사료로만 전해졌을 뿐 그 정확한 존재 여부는 불명확한 상태였다. 이번 출토를 통해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하던 오대산 불교신앙 결사체 중 하나가 고고학 발굴을 통해 직접 확인된 것.

문화재연구소 도의철 학예연구사는 “금강사를 비롯한 오대산의 신앙결사가 굴산사와 맺고 있던 관계는 차후 풀어가야 할 학문적 과제”라고 말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측은 시굴조사 결과에 대해 “금강사 결사가 이루어진 것을 고고학적 유물로서는 최초로 확인함으로써 향후 불교사상사와 고고미술사 등 관련 분야의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현재 강릉 굴산사지(사적 제448호)에 대한 10개년(2010~19년) 종합학술연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굴산사는 신라 말 고대도시 명주의 호족세력을 기반으로 둔 구산선문 중 사굴산문(四崛山門)의 본찰로서, 신라 문성왕 13년(851) 창건됐다고 전해진다.

굴산사지는 이후 수차례의 홍수피해로 대부분 유실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현재 석조공예의 극치를 보여주는 굴산사지 승탑(보물 제85호)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굴산사지 당간지주(보물 제86호)가 남아 있어 찬란했던 굴산사의 사세(寺勢)를 가늠케 하고 있다.

- 박성열 기자

▲ 이번 시굴조사에서 출토된 '오대산 금강사(金剛社)'명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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