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은 불교계 각 복지관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필품 값은 천정부로 오른데다가 금융위기로 인해 연말을 맞아 들어오던 후원금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교계 각 복지관들은 관내 곳곳을 누비며 도움의 손길을 청해보지만 지역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라고 합니다.
불교만큼 나눔을 강조한 종교도 없습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나누어주는 보시의 공덕을 찬탄하며 보시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불가에서는 보시를 일반적인 선행을 뛰어넘어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수행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보시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뒷세상의 좋은 양식이 되나니 반드시 구경처에 가게 되리라. 또한 선신이 항상 그를 돌보고 그리고 또 언제나 기뻐하리라. 왜냐하면 보시할 때 그 사람은 항상 기쁜 마음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든든하고 온갖 좋은 공덕을 두루 갖추며, 삼매를 얻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참다운 법을 여실하게 알게 되느니라.”(『증일아함』 24권)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겨울입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가 바로 겨울일 것입니다. 보시는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방법도 다양합니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나 각종 술자리를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면 어떻겠습니까. 더 나아가 그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는 연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해 봅니다.

법진 스님/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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