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이 천진불이니, 한 줄기 빛으로 담아보려고 했다.
내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마라, 동서남북에 언제 바람이라도 일었더냐.”

"森羅萬象天眞同 念念菩提影寫中 莫問自我何處去 水北山南旣靡風" (관조스님 임종게)

사소하고 작은 것을 통해 전체를 꿰뚫는 화엄세계를 추구했던 관조스님(1943~2006)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내옥)은 기획특별전 “부처님의 손”을 8월 9일(화)부터 9월 13일(화)까지 개최한다.

이번 기획특별전은 사진작가인 관조스님(1943-2006)의 유작 중 엄선된 20점을 통해 우리문화의 근간인 불교문화재에 담긴 아름다움을 관람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 약사여래좌상을 비롯해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강릉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불보살의 수인을 촬영한 작품 등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에 걸친 한국 불상 수인의 아름다움이 소개된다.

또 스님의 사진작품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우리나라 대표 시인 20명의 시가 함께 전시되는 것도 주목된다. 강은교, 김용택, 도종환, 정현종, 오세영, 문정희 등의 시인들은 관조스님이 사진을 통해 해석한 과거 유물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다.

한편 관조스님은 사진예술을 통해 부처님의 진리를 전파하고자 노력하였던 승려 사진작가로『승가(1980)』,『한줄기 빛』,『사찰꽃살문』,『님의 풍경』,『사천왕』 등 20여권의 사진집을 출간하였으며, 이 중『사찰꽃살문』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조스님은 1943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해 14세의 어린 나이로 출가했다. 18세에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으로부터 성국(性國)이라는 법명으로 수계했고, 지효스님을 은사로 관조(觀照)라는 법호를 받았다.

스님은 29세에 합천 해인사 승가대학 제7대 강주를 역임할 정도로 학식을 갖추었고, 30대 초반 범어사 교무국장과 총무국장을 맡았지만 이후 범어사에 주석하며 참선에 정진하는 등 평생 수행에만 일관하다가 2006년 세수 64, 법랍 47세로 입적했다.

국립춘천박물관 이내옥 관장은 “스님의 사진에 표현된 자연에는 심오한 불교 철학적 사색이 담겨 있으며, 강가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한 선미(禪味)를 머금고 있다”며 “그래서 스님이 사진으로 표현해낸 모든 사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거기에 불성(佛性)이 담겨 있음을 느끼고 묘오(妙悟)를 감지하게 한다”고 밝혔다. 

- 박성열 기자  

▲ 관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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