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대를 우리는 ‘경제시대’라고 한다. 경제야말로 인간의 정치 ‧ 문화 ‧ 예술 ‧ 종교 등 많은 영역 가운데 생존 그 자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인간생활의 다른 영역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바른 경제윤리관이 정립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직 자신의 욕망만을 극대화하여 우리 사회엔 물질만능 ‧ 황금만능주의가 팽배되어 있다. 이러한 가치체계의 혼란은 결국 많은 사람을 관능적인 탐욕만을 추구하는 사람, 낭비만을 일삼는 잘못된 소비자로 전락시키게 되었고, 결국 사회적 ‧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되었다.

“인간의 욕망은 금은보화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도 욕망을 채울 수 없다”(자타카 2)라는 말씀이 있다. 이는 인간의 욕망은 결코 물질로써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삶을 영위함에 있어 재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더 존중해야 할 것은 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재물을 구하는 바르고 의지적인 노력과 과정이다.

“비구들이여, 어느 착한 사람이 재물을 가지고 있다. 그 재물은 바른 노력과 근면에 의해 얻어진 것으로, 이마에 땀 흘려 모으고, 바른 법에 의해서 얻어진 것이라고 하자. 그 재물을 지니고 저축한다면, 이 재물은 왕(王)도 빼앗을 수 없고, 불로 태울 수 없고, 물로 운반할 수 없고, 얄미운 상속자도 빼앗을 수 없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보호가 갖추어진 재물’이라고 이름 붙여지는 것이다.” (잡아함경 제4)

부처님께서는 정당한 노력과 땀에 의하여 얻어진 재물은 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고 비난받지 아니한다고 하셨다. 또한 바른 경제윤리관으로 재물을 가질 것을 설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일의 공덕을 강조하고 계신다. 모으는 기쁨과 나눔의 즐거움을 같이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 법진 스님/불교저널 발행인, (재)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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