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미군기지의 고엽제 매립에 대한 논란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칠곡뿐만 아니라 부평 미군기지에서도 고엽제가 매립되었다는 주장과 함께, 1968-1969년 사이 비무장지대에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살포된 고엽제의 양과 현재 남아있는 고엽제의 처리문제도 알 길이 없다. 정부와 주한미군은 이 문제를 확실하게 밝혀 국민들의 불안과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고엽제의 문제제기는 이번만이 아니다. 60년대 파월국군들의 피해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우방인 미국의 요청에 의하여 파견된 우리의 부모형제들은 고엽제가 무엇인지, 그 심각성과 독성은 어떠한지 알지도 못한 채 전쟁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종전 이후에는 전쟁의 악몽과 고엽제의 후유증에 의해 평생을 약과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더군다나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들 또한 병의 원인도 모른 채 고통의 삶을 살아야만 했다.

고엽제의 폐해는 몇몇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고엽제가 매립되고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되었다면 주변의 자연과 주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은 자명하다.

현대 우리 사회의 화두는 경제를 넘어서 ‘자연과 환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훼손하지 말고, 소중히 가꾸고 활용하여 우리의 후손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삶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물질을 소유하고, 너무나 많은 자연을 훼손하며 후손에게 큰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있다. 과연 나는 이 음식을 먹을 만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오관게 五觀偈)

요즈음 친환경 제품과 먹거리가 인기가 있다. 먹거리나 물건만 친환경 제품만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먼저 친환경적인 의식으로 삶을 살아가야겠다.

- 법진 스님/불교저널 발행인, (재)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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