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쪽 탑신석 모서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사진제공: 혜문스님).


일제 때 수탈돼 동경의 한 호텔 뒷마당에 방치된 ‘이천향교 오층석탑’이 동일본대지진으로 4층 탑신석 모서리 부분이 파손되고 옥개석이 비틀어지는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제자리찾기(사무총장 혜문스님)와 조계종 중앙신도회 일행은 “지난 13일 오쿠라 호텔 뒤뜰에 있는 오층석탑을 둘러보다가 석탑 일부가 손상돼 보수 중임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20일 “탑의 상층부인 다섯 번째 상단 부분이 왼쪽으로 약 15센티미터 이상 비켜 나갔다”며 “이미 상층부가 뒤틀린 탑의 훼손이 급격히 진행되기 전에 속히 반환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석탑은 기단부에서 2층 탑신석 위쪽까지 가림막을 친 상태다.

고려시대 탑인 이천향교 오층석탑은 이천향교 근방에 있다고 해서 이천향교방 5층석탑(일본인이 명명한 이름), 혹은 석탑이 있던 절 인근의 산 이름을 따서 ‘망현산 오층석탑’으로 불린다.

조선총독부가 1915년 9월 11일 경복궁에서 열린 시정오년기념조선물산공진회(始政五年記念朝鮮物産共進會)에 전시한다는 명분으로 수탈해 갔다. 그 후 1918년 일본 재벌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가 석탑을 인천항을 통해 동경으로 반출했다. 지금은 평양 율리사 터에서 가져 간  동 시대 탑인 팔각오층석탑과 함께 오쿠라 호텔 뜰에 있다. 두 탑 모두 반환운동 대상이다. 

우리나라 문화재 약탈 관련 대표적 인물인 오쿠라는 경복궁 동궁 자선당을 통째로 뜯어가는 등 수천 점의 조선 유물을 노략해 일본 최초 사립박물관인 오쿠라 슈코칸(大倉 集古館)을 개관했다.

-윤우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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