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지닌 채 부처가 된다》는 중국 선불교 공부과정에서 접한 주관적 해석과 감정이입이 가득한 에세이이다. 지은이는 중국 선불교 이전의 선사상과 초기 선사들, 육조 혜능의 제자들에 대한 박학다식함을 내세운다.

지은이는 이분법적인 모든 것, 승속, 남녀, 생사, 선악, 미추(美醜), 현우(賢愚), 무지와 지혜 등을 하나로 섞어 한국적 통불교의 이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서문이 없다. 하지만 536쪽의 두꺼운 지면 곳곳에 지은이의 해석과 감정이 실렸다.

책을 열면 첫 장부터 눈에 거슬린다. 지은이는 박학다식함을 무기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체질을 양인(陽人) 으로 해석하고 그의 가르침은 음인(陰人)을 상대한다”고 분석했다. 그의 가르침은 모두 ‘있는 것을 비워내는 것’과 관련 있다고 지은이는 봤다. 더 거슬리는 점은 자신이 싯달타 태자였다면 출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비정치적이면서도 매우 정치적인 유전자를 이어받은 분인 것 같다”는 이유에서이다. 신심 깊은 불자들이 들으면 경을 칠 얘기가 가득하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의 패거리 구조를 비판한다. 지은이는 ‘종단불교’를 부처님 덕분에 돈벌이와 명성을 함께 만들어준 것”으로 보고 ‘종단불교’는 진정한 성자의 불교가 아니며, 종단불교 자체를 부정하고 초월할” 대상으로 여겼다.

지은이의 비판적 시각이 거슬림에도 눈 여겨 볼 부분이 있다. 국가기관에 등록하기만 하면 되는 불교종단이 160개가 넘는 넘치는 현실, 깨달음의 문제여야 할 출가가 세력화하는 점, 일상생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깨달음을 산중에서만 찾는 현실 등등, 지은이는 일상생활에서 지혜를 완성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또 깨달음도 조직단체의 증명과 허가를 받아야 하는가? 라고 지은이는 반문한다. 생각해 볼 문제다.

석진오/우리출판사/15,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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