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4월 29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근대 종교 건축물인 ‘남양주 흥국사 대방’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남양주 흥국사 대방은 정토 염불 사상이 크게 성행하던 근대기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염불 수행 공간과 누·승방·부엌 등의 부속 공간을 함께 갖추고 대웅전을 실제적·상징적 불단으로 삼아 염불 수행을 하도록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복합 법당이다.

대방은 흥국사 경내의 중심 영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1878년 화재 후 건립된 것으로, 1821년에 건립되었던 대방이 소실됨에 따라 다시 지은 것이라고 『흥국사사적』에 나와 있다.

문화재청은 이 대방이 기존의 단일 용도로 구성되던 전통적 법당 구성 방식을 벗어나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근대적 건축의 성립을 보여주고 있으며,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독특한 건축 형식과 공간 구성 및 시대정신을 담고 있어 문화재로 등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양주 흥국사에는 대방 이외에도 남호당 영기대사(1820∼1872)가 화주로서 참여하여 1853년 제작한 연종보감(원나라 때 염불결사 정토종파인 백련종의 승려 보도가 편찬한 정토신앙서로, 표지서명은 연종보감, 목차서명은 염불보감) 목판이 소장되어 있어 조선 말 당시 염불 수행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흥국사 대방의 등록문화재 지정에 따라 불교 관련 등록문화재는 군산 동국사 대웅전(제64호)과 진관사 소장 태극기 및 독립신문류(제458호)에 이어 3건으로 늘었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시기(‘개화기’를 기점으로 ‘해방전후’까지의 기간)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 형태의 문화재 중에서 보존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한편 불교계가 문화재청의 이러한 등록문화재 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체적인 조사역량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지정 ‧ 비지정 문화재를 합치면 불교문화재가 우리나라 전체 문화재의 70%를 상회하지만, 근현대의 문화재가 없다는 것은 자칫 불교 근대사가 문화적으로 빈약했다는 일반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네트워크가 2010년 8월 문화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교관련 등록문화재 59개의 85%가 기독교 문화재에 편중돼 있었다. 또 2010년 이전 5년간 지원된 등록문화재의 보수정비 국고예산 32억6천만원 가운데 89%인 29억원이 기독교 관련 단체에 지원됐으며, 불교계에 지원된 금액은 1억5천만원에 불과했다.

불교문화재가 근현대 문화유산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등록문화재의 측면에서는 이웃종교인 기독교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홀대’ 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흥국사 대방의 등록문화재 등록 예고를 계기로 교계에서 불교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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