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제7회 오대산 걷기대회. 평창군 제공.


오대산의 ‘오대’(五臺)란 동서남북 4대(臺)와 중대(中臺)를 합해 일컫는 말이다. 중대의 적멸보궁(문수보살)'을 중심으로 북대 상두암(미륵보살)과 남대 지장암(지장보살), 서대 염불암(대세지보살)과 동대 만월산 관음암(관음보살)에 각각 1만 보살이 상주하여 오대산에 5만 보살이 상주한다는 믿음이다.

5월, 강원도 오대산이 살아있는 수많은 보살을 모실 예정이다. 오대산 길을 차분히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 · 이웃과의 화합을 행하는 보살들이 그 주인공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오대산 월정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및 생명 ․ 명상 ․ 치유’라는 주제로 5월 14일(토) 오전 10시부터 “제8회 오대산 천년의 숲 옛길 따라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세계적인 걷기명상과 치유의 허브=오대산=평창군’이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이번 걷기대회는 다문화 및 동북아 시대를 맞아 세계인들에게 오대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한국불교의 걷기 명상에 담긴 생명 · 평화의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다. 월정사에서 오대산장에 이르는 등산로, 전나무숲길, 산내암자 길을 국내외 초청인사와 스님 및 신도, 관광객, 지역군민 등 약 5,000여 명이 함께 걷는다.



월정사 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흙길이 시작되는 회사거리에서 상원사까지 10km에 이르는 옛길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 옛길은 자동차가 통행하는 현행 비포장도로가 아니라 옛날부터 사람들이 다니는 숲속길이며, 섶다리와 돌다리를 통해 넘나드는 산책로이자 명상로라는 설명이다. 14일 대회의 참가자들은 흙길을 걸으며 오대산 자연 속에 치어를 방생하고, 가족을 업어주거나 발을 씻어 주며, 함께 돌탑을 쌓고 치유명상을 경험하는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걷기 대회는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나무숲길(걷기명상)과 반야교, 회사거리와 개울 건너 징검다리 방면으로 계속된다. 이어 조개골 위 섶다리와 전나무묘목 밭을 지나 선재농장(어울림 마당)으로 이어지며, 오대산장에서 옛길을 거쳐 상원사에서 끝맺게 된다. 주최 측은 "월정사와 상원사간 숲속 옛길을 따라 걸으면서 느림이 주는 삶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소중함을 맘껏 느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사와 더불어 오대산 일원에서는 제7회 오대산 디지털 사진 공모전과 제6회 오대산 디지털 사진 공모전 입상작 전시회도 함께 진행된다. (관련기사 '오대산 전국 디지털사진 공모전 개최' 참조) 또 △다문화 가정 및 장애인 초청 나눔의 행사, △어린이와 함께하는 신나는 한마당, △소외계층 자비의 나눔 돕기 행사, 상걷기대회 후 상원사에서 펼쳐지는 생명 · 평화 음악회 등 많은 이들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걷기 대회에 앞서 5월 12일(목)에는 월정사 대법륜전에서는 “오대산과 치유-건강하게 사는 법 자연에 답이 있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건강하게 사는 법, 자연에 답이 있다”를 주제로 이날 오후 1시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은 오대산의 가치와 이를 활용한 건강한 삶의 방법론을 학술적으로 모색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상수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의 사회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선 △박봉우 강원대 교수의 ‘치유의 허브 오대산’ △방기연 마인드코칭연구소장의 ‘걷기명상과 정신건강’ △황수경 동국대 선학과 교수의 ‘정신건강을 위한 마음수련과 심리치료 방법론’ 등의 주제발표가 있게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유리화 박사, 한국 차명상협회 이사장 지운스님, 성부현 렛잇비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은 오대산에 대하여 “국내의 명산 중에서 이 땅이 가장 좋은 땅이므로 불법(佛法)이 길이 흥할 곳”이라고 찬탄했다. 많은 이들이 자연 속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 이 세계에는 불법의 진리가 흥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진리'를 강조해왔다. 다섯 개 너른 능선 위를 채우는 오만 보살의 발원이 오대산에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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