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의 서동사(주지 정랑 스님)에서 임진왜란 전후에 칡나무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북이 확인됐다. 4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이 북은 재료와 모양이 일반 북과는 달라 고대 악기와 불교음악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서동사의 북은 지름 50cm 남짓으로, 나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느라 오동나무나 소나무를 재료로 쓰는 보름달 형태의 일반 북과는 달리 다소 삐뚤어진 타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원통형의 나무에 구멍을 뚫고 양쪽에 가죽을 데어 만들었으며 양쪽 마구리에는 쇠못을 박아 가죽을 고정했다.

구전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피난민이 해남 서동사에 대피해 와 이곳의 울창한 칡넝쿨이 사람들을 보호해 주었다고 한다. 1730년 무렵 목관(牧官) 강필경(姜弼慶)이 부임해와 동헌에 북통을 만들 때 칡넝쿨이 진상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한편 서동사의 목조불상은 최근 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27일 전남 유형문화재였던 ‘해남 서동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海南 瑞洞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서동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17세기 불교조각의 거장인 운혜 스님이 조성한 불상으로, 석가 ․ 약사 ․ 아미타여래의 공간적 삼세불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라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운혜(雲惠) 스님이 수화승(首畵僧, 우두머리 화가 · 조각가)을 맡아 제작된 이 불상은 부드러우면서도 넓은 어깨와 무릎, 입체적인 옷주름, 작은 얼굴에 입술의 양끝을 강조해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한 표정을 한 점 등이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서동사 삼불좌상은 전남 유형문화재 제227호로 17세기 불상조각 연구 및 개금중수 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보존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검토됐다”고 밝혔다.

- 박성열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