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받는 것이 복’이라는 종의 생각을 할까? ‘주는 것이 복’이라는 보살의 생각을 안할까?
왜? 생일을 내가 태어난 날이라고만 말할까? 어머니가 낳아 준 날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스님은 관심을 놓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선택, 판단,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서 말이다.

스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법문해왔다. “놓으면 행복해 집니다.” “주는 것이 복입니다.” “남을 잘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 견해와 성격 차이를 좁혀 살다보면 행복해 집니다.” 스님은 늘 그렇게 법문했다. 스님은 평소에 사람들에게 강조했던 것들이 알고 보면 다 나에게 던지는 화두였다는 것을 알았다. 스님은 말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주인공은 정락 스님이다.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 선사를 은사로 출가해, 조계종 포교원장과 수원 용주사 주지를 지냈고 지금은 화성 만의사 회주와 용주사 율주 소임을 본다. 전국의 사찰에서 삶을 바꾸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행근본방편(行根本方便)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런 스님이 법문집을 내놨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었다》 일상과의 거리가 없는 제목이다.

스님은 뻔한 법문에 실천방법을 더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돼지저금통에 동전 하나씩 넣으면서 ‘어머니 이렇게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보살행 하겠습니다. ……생일날만 효도하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효도를 하는 겁니다.(책 224쪽)”
효행대본찰 용주사의 큰 어른 다운 법문이다. 《나는 이렇게∼》는 스님의 인생관과 가치관, 삶의 철학을 담았다. 법문은 자상하고 따뜻하다. 세차게 담금질해 온 수행의 역정을 행복하게 담았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예화로 삶의 근원을 밝히고 일반인과의 거리를 좁혔다.

정락 스님/불광출판사/12,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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