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이 주최한 MBC 50주년 기념 특별기획 뮤지컬 <원효>.

“신라를 지키는 수호신 황룡이여 천지를 뒤흔드는 불길로 승천하라 / 그 누가 이 나라를 지킬까 이 힘없는 백성들을 그 누가 / 신라를 지키는 수호신 황룡이여 / 천지를 뒤흔드는 불길로 승천하라…”  — 뮤지컬 <원효> 1막 1장 ‘황룡이여 신라를 지켜라’ 中

대한불교조계종과 MBC가 공동 주최하고 불교방송과 MBC, MMCT 등이 공동 제작하는 ‘뮤지컬 원효’가 오는 4월 22일 막을 올린다. 이를 앞두고 작품의 프레스콜이 4월 21일 오후 3시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프레스콜에서는 황룡사와 신라 왕궁, 월정교 등 7세기 신라의 모습을 재현한 무대 배경에 맞추어 ‘뮤지컬 원효’의 뮤직넘버 7곡이 소개되었다. 제작비 50억 원 규모의 대작 뮤지컬인 만큼 하이테크놀로지 기술을 이용한 과감하고 웅장한 무대장치들이 등장했다.



의상 대사(이상현 분)와 승려 11명이 출연하는 1막 첫 ‘황룡이여 신라를 지켜라’ 넘버로 시작된 이번 프레스콜에서는, 원효 스님의 정적(政敵)이었던 대토(이정용 분)와 군사들이 부르는 ‘죽여라 배신하라’, 요석 공주가 원효 스님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부르는 ‘우연과 운명’, 원효 스님이 요석궁으로 찾아가 요석과 함께 부르는 ‘그대와 함께라면’ 등이 시연되었다.

고전적인 느낌을 세련되게 살린 의상을 입고 나온 배우들이 힘찬 군무(群舞)를 펼치며 그간 다져온 기량을 뽐냈다. 원효 역을 맡은 배우 이지훈과 서지훈, 요석 역을 맡은 배우 선우와 김아선 모두 호소력 깊은 가창력을 지녀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주연 배우의 무대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는 앙상블의 요소도 좋았고, 대화에 음을 실어 전달하는 오페라적 요소도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대 손 잡은 이 순간 당신만 생각한다 요석이여 / 언제인지 어디선지 알 수 없지만 / 우리 만남 앞에 문 열리고 하나로 흘러 우리의 시간 우리의 운명 / 바라본다 그대 눈 속의 내 모습…."  — 뮤지컬 <원효> 2막 15장 ‘그대와 함께라면’ 中

‘뮤지컬 원효’의 뮤직 넘버들을 감상하면서는 원효 스님의 심원(深遠)한 사상이 지나치게 단순화 되었다는 우려감도 들었다. 그렇지만 기획 당시부터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인 만큼 일단은 ‘재미’와 ‘감동’의 요소가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뮤지컬 원효’에는 확실히 대중의 트렌디한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였다. 공연의 제작을 맡은 최종미 MBC 공연전문 프로듀서도 “이번 ‘뮤지컬 원효’는 작품의 재미와 극이 담고 있는 미래적인 가치, 하이테크 기술이라는 삼박자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또 MBC 드라마 <선덕여왕>을 연출하기도 했던 김승환 감독은 “우리 작품엔 뮤지컬 <미스사이공>처럼 헬기가 떨어지거나 하는 신은 없지만, 7세기 신라의 스님들의 정신세계에 존재했던 ‘찰나’의 순간을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 기술로 표현하기 위해 거듭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스님은 프레스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원효 스님이 강조했던 화쟁 사상이 사회에 더욱 널리 알려져 극단을 지양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원효’는 MBC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한 작품으로, 조계종이 처음으로 상업뮤지컬을 주최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원효 스님 역에는 가수 출신 배우 이지훈이, 요석 공주 역에는 <남자의 자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선우가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뮤지컬 원효’는 드라마 <궁>의 배경음악을 맡았던 김현보 씨가 작곡을, 대한민국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이란영 씨가 안무를, 소설가 이문열 씨가 대본의 감수를 맡았다. 공연은 22일 저녁 8시의 첫무대를 시작으로, 6월 12일까지 52일간 계속된다.

공연장소: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공연시간: 평일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요일 2시, 6시
공연가격: 평일 VIP석 11만원 / R석 9만원 / S석 6만원 / A석 4만원
주말 VIP석 12만원 / R석 10만원 / S석 7만원 / A석 5만원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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