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천태종 역사서인 <한국천태종사>(대한불교천태종 출판부)가 발간되었다. 이 책에서는 1097년 고려의 의천 대각국사에 의하여 창종(創宗)되어 조선조 500년의 억불(抑佛)과 일제 식민지 통치, 해방의 굴곡을 거치고 1970년 상월원각 대조사가 개창한 이후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태종의 전래와 역사, 위상, 주요인물 등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천태종사>는 특히 고려 시대 천태종의 종지를 현 대한불교천태종이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역점을 둔다. 고려 시대에 개창된 천태종은 조선 초의 숭유억불정책으로 말미암아 그 종파명을 상실했지만,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통해서 천태종의 교리가 고려부터 근대에까지 면면하게 전승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책에서는 상월원각 대조사가 중창한 천태종은 900여 년의 천태 종지를 다시금 헌향한 것이라는 주장이 여러 자료로 뒷받침되고 있다.

한국불교사에서 가장 큰 세력을 차지했던 4대 종파는, 성립 순서대로 보면, 화엄종, 법상종, 조계종, 천태종이다. 이 가운데 화엄종과 법상종은 교종이고, 조계종과 천태종은 선종에 포함되어 승과를 실시하고 법계를 부여했다. 4대 종파 가운데 가장 늦은 고려 시대에 개창된 천태종은 대각국사가 입적함으로써 침체하였으나 고려 중기의 백련결사 이후 8명의 국사를 배출하는 등 그 위상을 크게 인정받아 왔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자국의 <천태종사>가 발간 ‧ 유통 됐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못했으므로 한․중․일 삼국의 천태종사를 연결해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한국천태종사>가 출간됨으로써 삼국의 천태종 역사 연구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 종파 및 종단의 역사를 정리하여 출간된 책으로 <조계종사>와 <태고종사>에 이어 <한국천태종사>가 추가됨으로써 한국불교사를 이해하는 데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한국천태종사>는 불교사학계의 원로이며 동국대 명예교수인 김영태 교수와 동국대 사학과 김상현 교수가 감수를 맡고, 집필위원으로 김상현 교수를 비롯해 9명의 전문가가 참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천태종은 지난 40여년 간 비약적으로 발전해 수백만 명의 신도가 일로매진하며 정진하고 있다”며 “이 책의 발간은 대조사의 천태종 중창이 이 시대의 절실한 요구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치사했다.

 - 박성열 기자

△ 원각불교사상연구원 편 / 대한불교천태종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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