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선리연구원(연구원장 법진)에서는 최근 ‘선문화연구 제9집’을 간행했다. 총 9편의 논문을 담은 이번 ‘선문화연구 제9집’은 사찰경영 및 포교전략을 다룬 4편의 기획논문들을 비롯해 불교학 전반과 관련된 5편의 투고 논문들로 구성됐다.  

‘선문화연구 제9집’의 기획논문들은 지난 2010년 11월 경주에서 <사찰경영의 현주소와 활성화 방안>의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의 성과물. 연구원장 법진 스님은 “사찰경영은 한국불교가 다가올 미래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며 “그 가치와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김응철 교수의 논문을 비롯한 4편의 기획논문이 실려 다각적인 차원에서 사찰경영 현황이 분석됐다.  

 
“사찰의 경영과 포교전략,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되어야”


김응철 교수는 <법회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사찰에서 신행생활을 하는 재가불자나 일반인들이 법회에 바라는 욕구는 변화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법회형태 만으로는 이러한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수행 열풍을 한국 불교에서 수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수행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을 이용한 문화법회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흥미롭다.

조기룡 교수와 박수호 연구원은 각각 ‘지역사회’와 ‘정보사회’의 특성에 맞는 사찰의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조기룡 조교수는 <사찰의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의 실태와 개발 방안>을 통해 사찰의 지역사회 프로그램 현황을 세밀히 분석한 후, △사회복지 △문화행사의 두 가지 측면에서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의 개발방안들을 제언했다.

또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박수호 연구원은 <정보사회에서의 포교 전략과 사이버공간의 활용 방안>에서 “포교의 관점에서 정보사회의 특성을 재검토하는 것은 종합적인 포교전략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포교방안으로 △불교 정보의 집적과 유통(데이터베이스), △의사소통구조의 구축(미디어), △불자공동체의 건설과 내실화(네트워크) △종합적 신행 공간의 구축(생활세계) 등을 꼽았다.

금강신문의 이강식 ‧ 최동진 기자는 네 번째 기획논문 <사찰 운영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 연구>을 실었다. 필자들은 자체적인 재원 마련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사찰들의 활동 사례를 소개하고, 사찰 경제활동의 성공 조건을 도출한다. 필자들이 제시한 성공 조건은 △합리적 명분과 목표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 △재정 투명성 확보 △홍보 ‧ 판로 개척 등 네 가지.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금강신문 지면을 통해 총 16회에 걸쳐 기획한 기사가 바탕이 된 만큼 다양한 사례조사가 뒷받침되고 있다.


“불교의 강담(講談)문학 ‧ 공업(共業)사상의 실천적 전개 등에 주목”


‘선문화연구 제9집’의 일반 투고논문으로는 △태고보우(太古普愚)의 간화선법(看話禪法)에 대한 고찰(돈각 스님) △근대 불교잡지 소재 강담(講談)문학의 의의(박상란 교수) △돈황(敦煌) 막고(莫高) 제196굴 <勞度差鬪聖變相圖>의 검토(장희정 학예사) △허운의 <方便開示>에 나타난 참선의 선결요건(원상 스님) △공업(共業)사상의 연원과 사회실천적 전개(남궁선 박사) 등 5편이 게재됐다.

특히, 동국대 문화학술원 박상란 연구교수는 <근대 불교잡지 소재 강담(講談)문학의 의의>에서 양건식의 <속황량(續黃粱)>과 <반호이(反乎爾)>를 통해 강담문학의 의의를 근대문학 ‧ 근대 불교 계몽운동과 연결시켜 파악한다. 박 교수는 강담문학이 근대소설의 미숙성, 구연문화의 활성화, 계몽문학의 수요와 견련하여 당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단 점에서 근대전환기 서사문학으로서의 의의가 있는 동시에, 불교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독자 대중에게 불교 근대화와 관련된 문제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는 데 적절한 양식이었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남궁선의 논문 <공업(共業)사상의 연원과 사회실천적 전개>도 주목된다. 공업(共業)은 행위의 결과를 사회구성원 전체가 공유하게 된다는, 사회적 측면이 강한 업사상. 남궁 박사는 “연기법과 무아사상을 근본교의로 하는 불교의 업설에서, 상의상관성과 상호의존성을 근간으로 하여 업보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업 측면의 업설을 소홀히 취급하였다”고 진단한 뒤, 불교가 “개별적 수행에 의한 개인의 깨달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회제도나 법규, 문화 등에 관한 문제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5회 선리연구원 학술상’ 논문 공모 중


한편, 재단법인 선학원의 한국선리문화연구원은 선학원(禪學院)의 역사성 ‧ 정체성 확립과 함께 한국 불교학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2005년 6월 개원했다. 정기적인 학술회의(연 1회), 학술상(연 1회)과 월례발표회(연 4회) 등 각종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연 2회에 걸쳐 논문집 ‘선문화연구’를 발간하고 있다. ‘선문화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한 “2009년 학술지 평가”에서 등재후보 학술지로 선정됐다.

5회째를 맞이한 ‘선리연구원 학술상’은 현재 논문 공모를 받는 중이다. 제출기한은 2월 15일 오후 5시까지. 공모주제는 △불교학(선학 ‧ 교학 ‧ 불교사) △응용불교학(불교사회복지 ‧ 불교경제학 ‧ 불교심리학 ‧ 불교문학 ‧ 불교예술 등) △한국근현대불교와 선학원과 관련된 주제 △기타 불교와 관련된 자유주제 등이며, 불교학 분야 박사과정 수료 이상(해당분야 전임강사 이상은 제외)이면 지원할 수 있다. 문의는 02) 734-9653.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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