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고 있는 일부 개신교계의 불교폄훼 등 종교갈등 유발행위에 대해 한국종교인평회회의가 종교간 평화를 거듭 당부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최근덕)는 4일 대전 유성에서 전국 7개 종교 180여명의 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종교인교류대회를 개최하고 종교평화 선언문을 채택 발표했다.

1986년 창립 후 처음으로 채택 발표한 이번 종교평화 선언문에서 KCRP 전국종교인교류대회 참가자들은 “대화와 협력의 전통을 지닌 한국 종교계와 한국사회는 최근 일부 종교인들의 이웃종교 폄훼 행위를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웃을 배척하는 자세와 행위는 사랑이 아니며, 종교 본연의 가르침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이웃 종교를 긍정하고 이해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종교적 성숙을 도모하고 공존과 상생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다종교 공존 사회 유지 △사회분열 조장 금지 △종교간 대화와 연대 △종교 본연의 자리매김 △주변의 관심과 노력 당부 등 5가지 사항을 결의하며 종교간 평화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김영석 기자

다음은 선언문 전문.

종교평화는 우리사회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유성 선언문-

종교는 최고(宗)의 가르침(敎)입니다. 나를 비워 너를 품는 ‘사랑’과, 이웃의 기쁨은 늘리되 아픔은 줄이는 ‘자비’야말로 우리가 따라야 할 최고의 가르침입니다. 내가 서고자 할 때 남을 먼저 세우는 ‘인(仁)’과,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는’ 행위는 우리가 따라야 할 최고의 가르침입니다. 사랑의 실천은 인(仁)으로 이어지고, 사람을 하늘처럼 섬길 때 자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름만 다를 뿐 서로 같은 실천행위를 뜻하는 이름으로써, 서로 동일한 근원에 바탕을 두고 서로 같은 세계를 보여줍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러한 가르침을 실천하고 확산시켜 개인과 종단의 성숙과 사회적 평화를 이루고자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주최한 전국종교인교류대회 참가자 일동은 이러한 종교 본연의 정신을 다시 확인하는 가운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설립 목적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함께 힘을 모을 것입니다.

오랜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전통을 지닌 한국 종교계와 한국사회는 최근 일부 종교인들의 이웃종교 폄훼 행위를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종교적 지성과 양심에 비추어보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설립 정신을 반추해보면, 이웃(他)을 배척하는(排) 자세와 행위는 사랑이 아니며, 종교 본연의 가르침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이고 무례하고 무지한 행동일 뿐입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만날 때 우리는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성숙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웃 종교를 긍정하고 이해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종교적 성숙을 도모하고 공존과 상생의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동의하는 전국의 여러 종교인들이 저마다의 정신적 자산을 나누는 이 귀한 자리에 함께 모여 ① 종교 배타주의를 극복함으로써 여러 종교들이 공존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을 결의합니다. ② 인간의 욕망이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되지 않도록,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나라가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③ 개별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서 마음을 합하여 대화와 연대에 힘쓰고 화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④ 협력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홍보하여 ‘종교’가 말 그대로 ‘최고의 가르침’으로 우리사회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습니다. ⑤ 종교평화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사회가 종교평화를 위하여 종교계와 시민사회와 그리고 정관계 여러분들이 진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2010년 11월 4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전국종교인교류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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