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단보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고려전기 추정 마애미륵보살좌상. 광배 우측 상단에 공사로 인한 구멍이 보인다. 사진=조계종.
지난 8일 낙동강살리기 32공구 낙단보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보물급 마애미륵보살좌상에 대해 19일 현장조사를 실시한 조계종 조사단(단장 문화국장 묘청 스님)이 조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마애보살상은 가로 550㎝, 세로 350㎝ 정도의 화강암 암벽에 새겨졌으며, 규모는 높이 220㎝, 너비 157㎝, 얼굴길이 32㎝, 어깨너비 72㎝, 무릎너비 110㎝, 대좌너비와 옾이는 157㎝×57㎝다. 머리에 삼산형의 보관을 쓰고 눈과 입술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등 개성있는 상호와 연약하게 처리한 팔, 생략이 강한 착의형식, 평면적이면서도 도식적인 연화대좌 등의 모습은 고려전기의 지방화된 양식의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판단되고 있다.

▲ 조계종 조사단이 마애보살상이 발견된 공사현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조계종.

이번 현장조사에 참여한 심주완 문화팀장은 “지난 15일 마애보살상 발견을 인지한 후 마애보살상의 광배 우측 상단에 직경 10㎝정도의 구멍과 긁힌 자국들이 보여 공사나 발견과정에서의 훼손 의혹이 제기되어 19일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심 팀장은 “마애보살상이 발견된 장소는 낙단보 통합관리센터 건립예정부지로, 센터 건립을 위해 비탈진 토지를 10m 정도 깎아내던 중 암벽에 새겨진 부처님이 발견된 것”이라며 “현재 건립공사는 전면 중단되었으며, 문화재발굴구간으로 표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또 “마애보살상에 생긴 직경 10㎝정도의 구멍은 공사 전 지질탐지 목적으로 뚫은 것”이며 “이는 통상적인 공사 과정으로 약 3m간격으로 뚫어놓은 구멍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이번 발견으로 센터 건립은 다른 데로 옮길 예정”이라며 “마애보살상은 바로 앞 낙동강의 최고 수면보다 약 3m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현재위치에 보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번 마애보살상 발견과 조치과정에 대해 “문화재지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전 감지를 못한 점은 유감이지만 발견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고, 구멍이나 긁힌 자국 등은 훼불이 아닌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하며 “문화재청의 첫 보도에서 현황과 경과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고 밝혔다.

또 “문화재청과 국토해양부에 마애불의 보존에 만전을 다해줄 것과 앞으로 불교관련 문화재 발견시 곧바로 통보해주는 업무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례로 4대강사업 진행에서 문화재의 보존에 대한 인식 제고와 보존시스템이 구축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표명했다.

 

▲ 마애보살상이 발견된 현장은 바로 앞 공사중인 낙단보 통합관리센터 건립예정지였다. 사진=조계종.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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