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의 네 번째 한국의 명찰 시리즈 《송광사》가 최근 출간됐다.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우리 사찰의 참된 가치를 알리고자 펴내는 한국의 명찰 시리즈는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명찰·고찰 중에서도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돋보이는 주요 사찰들을 선정하여, 우리 불교사의 살아있는 현장이자 종합문화공간인 사찰의 총체적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 사찰문화 안내서이다. 현재까지 이번 신간까지 포함해《전등사》《화엄사》《월정사》등 4권이 출간되었고, 이어《성주사》《불영사》등이 연내에 나올 예정이다.

나무들이 하늘 끝까지 닿을 만큼 솟아있는 숲길을 따라 돌다리를 건너고 전각을 지나치는 순간부터 오래된 사찰 이야기가 시작된다. 《송광사》는 창건부터 근현대까지, 숱한 부침을 거듭하며 지금의 가람을 일궈낸 이야기를 통해 송광사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16국사와 양란의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송광사 대중의 중창 의지, 그리고 6,25전쟁 이후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대가람을 지켜낸 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송광사는 역사가 유구한 만큼 유난히 수식하는 말도 많다. 천년고찰, 승보사찰, 선원, 강원, 율원이 모두 갖춰진 조계총림. 그러나 그러한 역사가 더 이상 고문서의 기록으로만 굳어 있는 과거를 의미하진 않는다. 사유를 통해 사물을 보는 차안당, 신선이 되어 날아갈 듯한 우화각과 능허교, 속세의 때를 맑게 씻어내는 청량각, 피안의 세계 앞에서 잠시 쉬어가는 척추당과 세월각 등 송광사를 상징하는 전각과 다리들은 그 독특한 의미와 상징으로 지금까지도 우리와 함께 하며 수많은 우리의 고민이 수천 년 전 불상, 그림들과 함께 자리하는 것이다.

저자 신대현 씨는 193년부터 약 14년에 걸쳐 완성된 21권의 《전통사찰총서》를 비롯해 《한국의 사찰현판》, 《한국의 사리장엄》, 《한국의 옥기 공예》 등 전통사찰과 전통문화에 관련된 논문과 저서들을 집필한 전문학자다. 전국의 전통 사찰 1,000여 곳을 한 걸음 한 걸음 순례자의 마음으로 답사하기로 이름난 그는 《송광사》에서 천년 고찰로서의 옛 모습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져오는 그곳의 가풍과 사회와 소통하는 송광사의 모습을 보여주어 당시의 지극하고도 정성스러운 불심은 물론, 누구나 심신(心身)을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문화쉼터로서의 송광사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송광사의 역사를 대변하는 창건주 보조국사를 비롯하여 대선사 부휴 선사와 효봉 스님, 송광사 마지막 중창을 이룬 군산 수련, 그리고 현대의 한 축을 이루는 법정 스님에 이르는 송광사 고승열전이 수많은 유물과 문화재와 함께 우리를 승보의 세계로 안내한다.

무엇보다 《송광사》에는 유물 하나하나, 각각의 유적마다 우리 불교사의 의미 있는 순간들이 새겨져 있고, 이것들은 지금 우리가 잊어버리거나 무심히 지나쳐버린 우리 불교사를 되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민병천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은 발간사를 통해 “역사 위주로 기록된 기존 사지의 형식을 넘어서서, 사찰에 전하는 문화재뿐만 아니라 인물, 설화, 주변 유적 등을 담아내 우리 불교문화의 특징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목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대현/(재)대한불교진흥원/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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