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리연구원 제12차 월례발표회에서 장희정 박사가 돈황 노도차투성변상도 유행배경 및 회화 양식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장희정 박사(대청호미술관 학예사)가 9월 27일 오후 4시 선학원 중앙선원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불교선리연구원(원장 법진 스님) 주최 제12차 월례발표회에서 돈황 노도차투성변상도 유행배경에는 당시 귀의군과 정치적 관계가 바탕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 박사는 ‘돈황 막고196굴 노도차투성변상도의 양식적 검토’란 주제로, 노도차투성변상도의 성립과 그 전개상, 회화양식 등에 대해 발표에 나섰다.

장 박사는 먼저 “노도차투성변상도는 중국의 만당-오대·송에 걸쳐 지속된 귀의군(歸義軍)시대 절도사의 정치적 입지와 긴밀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지된다”며 “절대통치권력을 행사한 귀의군은 불사에도 열정적이었으며, 유민에 대한 통솔권을 불교도와 외도, 곧 티벳과의 관계설정에 의탁해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또 “노도차투성변상도의 활발한 제작 배경으로는 노도차투성변상도가 항마(降魔)라는 친근한 불교소재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극적 긴장감과 흥미로운 내용의 문학작품을 회화형식으로 재창출함으로써 변문의 내용을 훨씬 풍부하게 살려주고, 상상력을 발휘해 대중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박사는 또 “그 가운데 만당대(晩唐代) 대표적 석굴인 제196굴의 노도차투성변상도는 보존 상태는 물론 벽화의 내용도 종주적 위치에 있다”며 “특히 이 벽화는 정벽에 해당하는 후불벽면에 위치해 그 비중을 알 수 있으며, 화면의 구도와 내용이 생동적이어서 만당 불화양식을 노정하는 같은 굴 내에서 다른 변상도와도 비교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박사는 제196굴 노도차투성변상도에 나타난 회화양식에 대해 설명했다.
장 박사는 △구도는 2원으로 전개되는 문학작품의 내용을 변문(變文)의 내용에 충실하면서 회화로서의 형식성 겸비 △인물은 사실성에 기초해 익살과 해학성을 가미해 풍부한 인물상 구현 △경물도 전대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화면 내에서 형태적 다양성 추구 △색채는 단조롭지만 훈염채색법을 혼용해 중당대와 오대 및 송대의 과도적 성향을 나타내며 △문양도 중당대 비해 간소해졌으나 그 장식성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고 그 특징을 꼽았다.

이에 유근자 동국대 강사는 “변상도의 유행 이유를 귀의군과 티벳의 관계설정으로 파악한 것은 무리가 있다”며 “티벳을 외도로 파악한 것은 교학적인 면보다 정치적 면이 너무 강조된 감이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남궁선 박사는 ‘공업사상의 연원과 사회실천적 전개’를 주제로 행위의 책임성을 강조한 업 사상, 특히 공업에 의거해 불교의 사회적 실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남궁 박사는 “유정의 업이 능작인과 증상연으로 작용해 증상과를 초래하게 한 공업은 자연환경은 물론 사회를 공동으로 창조하고 건설하며 유지시키는 업력이며, 공동질서를 유지하는 힘을 의미한다”며 “이것이 바로 업의 사회적 측면으로, 불교가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남궁 박사는 또 “급속히 진행되는 생물의 멸종도 다른 생명체들이 당하는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편리함과 풍요로움만을 추구하는 현 세대 인간들의 탐욕이 낳은 공업의 산물”이라며 “나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생태문제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는 공업의 동참자라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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