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이 땅에서만 1,7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고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인물과 사건, 제도와 정책, 사상의 흐름 등은 전문가나 불교에 아주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세세한 역사는 관심 밖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교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사회, 문화, 종교, 사상, 문학, 예술 등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민족문화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 민중과 함께 숨 쉬어 온 불교를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한국불교의 최초를 찾아서》는 불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한국불교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한 교양서이다. 따라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고 접하는, 혹은 호기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통해 아주 평이하게 서술하고 있다.

오랜 세월 불교는 이 땅 구석구석에서 민중과 함께 호흡하며 유형무형의 수많은 문화를 창조해 왔다. 이 책은 그 중 대중들에게 비교적 친숙하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 44가지를 가려 뽑아 그 기원과 전개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한국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는 어떻게 이 땅에 들어왔으며, 어떤 빛깔들로 우리 정신문화의 꽃을 피웠을까? 그 첫 모습들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한국 불교 최초의 모습과 그 현장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에 처음 절이 세워진 때는 언제이며 어느 곳이고 어떤 모습이었을까? 처음으로 초성된 불상은 어떤 모습일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화는? 처음으로 세원진 탑은 무슨 탑일까? …… 가장 오래된 건물은? 제일 먼저 들어온 경전은? 이 땅에 처음으로 울려 퍼진 범종 소리의 주인공은? ……”

불교문화를 접하면서 누구나 흔히 가질 수 있는 궁금증들이다.
《한국불교의 최초를 찾아서》는 이처럼 한국불교에 모습을 드러낸 불교문화의 첫 모습들에 대한 궁금증을 역사 다큐멘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추적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한국불교 역사의 숨겨진 면면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즉 우리네 찬란한 불교문화 유산들 하나하나는 최초에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사연을 품고 우리에게 선보였으며, 오랜 세월 동안 어떤 변천의 과정을 거쳤는지 추적해서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주제별로 읽는 불교역사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역사서와는 다른, 불교역사 읽기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관심이 가거나 궁금한 내용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주제만을 읽어도 충분하다.

한편 《한국불교의 최초를 찾아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그 내용만큼은 여느 전문서 못지않은 탄탄함을 자부하고 있다. 각각의 내용들은 각종 불교경전과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역사서들, 그리고 고승전이나 각 사찰의 사적기 등의 사료뿐 아니라 각 주제의 전공서적과 논문에 철저히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땅에 최초로 뿌리내린 불교의 첫 모습들을 44가지의 주제에 따라, 자신이 직접 첫 발자국을 내딛는 기대와 설렘으로 탐험해볼 수 있는 동시에, 한국불교문화의 역사에 대해 신선하고도 색다른 방식으로 교양을 습득하는 기회도 갖게 될 것이다.

하나하나의 주제들을 책장을 넘기며 따라가다 보면 때론 1,70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때론 불사의 현장에 직접 참여한 듯, 때론 오래된 기록물 더미에 묻힌 듯,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우리 불교문화의 발자취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심정섭 저/도서출판 운주사/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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