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판 음서제로 회자되는 외교부 고위간부들의 친인척에 대한 특채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거짓 청문회’와 함께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기준과 법 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례이다. 과연 우리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가 반문해 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신분상승을 위하여 노력하는 서민들의 의지와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들이다. 왜 우리사회의 고위공직자들은 보통사람들 보다 더 법을 지키지 않고, 윤리적인 가치관이 부족한 것일까? 법을 지키지 않고 비윤리적이어야 출세를 할 수 있는 것인가? 혼돈스럽다. 정의로운 사회란 권력자들이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그 몫을 나누어 주고, 자신들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 뒤에 몫을 집어 드는 기본적인 덕목이 필요하다.

부처님께서는 정의(正義)가 아니거든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잡아함》1권에서는 “만일 너에게 정당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정당하지 않거든 그 법은 빨리 끊어버려야 한다. 그러한 법을 끊어버리면 법도가 세워져 길이 편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정당하지 않은 행위는 법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며 근심과 괴로움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들어 ‘공정사회’를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출범 이후 부자감세 종교편향 지역주의 등으로 한쪽에 치우친 행보를 일관한 현 정부이기에 그 공정사회의 개념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조고각하(照顧脚下)하여 집권 후반기를 그동안 살피지 못한 부분을 잘 헤아려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존경받기를 희망해본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