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학원(이사장 도형 스님)은 부설 연구기관인 한국불교선리연구원(연구원장 법진 스님)과 함께 ‘2007 (재)선학원 전국분원회의 및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제 4회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대전 유성호텔에서 개최된 전국분원회의 및 학술회의에 참여한 스님들 가운데 효철 스님(죽림선원·강원·사진)의 목소리를 담았다.

 

 

 

(재)선학원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재단과 등록사찰, 즉 분원과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정하고, 그 연결 고리를 더욱 다져야 합니다. 이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의 재단 정체성을 밝히고 나아가 불교계 안팎으로 그 위상을 높이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전국분원회의를 참석하며, 제방의 많은 스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의 대부분은 재단에서 깊이 새겨야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중 주목할 것이 ‘선학원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는 스님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 재단과 분원의 관계 정립해야
의문을 보였던 스님 중에는 ‘재단이 협회나 조합 같은 것’이라고 하는 스님도 있었고, 또 다른 스님은 ‘선학원을 본사(本寺)로 봐야 하느냐’고 묻는 스님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스님의 물음에 대한 다른 스님들의 답변은 일관되질 않았습니다. 혼란스럽다는 뜻입니다.
이는 재단과 분원의 연결 고리가 굉장히 느슨함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고, 또 재단과 분원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은 재단의 가장 큰 행사인 분원회의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참석 대중 스님 대부분 “전국분원회의에 무슨 기대를 걸고 온다기보다는 대중이 그리워서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스님들은 “토론 주제나 내용 등이 그동안 열렸던  전국분원회의 때와 다르지 않고, 또 토론 내용이 재단에 반영된 예가 없었다”며 “기대감이 아닌 그리움으로 전국분원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님들의 그런 입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올해 전국분원회의 학술회의의 진행 혹은 토론 내용은 일선 분원장 스님들의 환경과 생각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니 ‘일선 분원장 스님들을 소외시킨 회의’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당위성’ 강조보다 ‘가능성’ 적극 모색해야
물론 ‘전도(포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 후 전국분원회의에서 동일한 주제로 분과토론을 기획한 세심한 배려에 예년과 다른 노력을 엿볼 수 있지만, 첫날 열린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의 내용에서 일선 분원장 스님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은 그렇게 많을 것 같지 않습니다.
분원장 스님이라면 그날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 대부분을 이미 알고 있거나, 적어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분원장 스님들은 왜 두드러진 포교 활동을 전개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할 것입니다. 저는 그 반문의 답변이 학술회의 혹은 분원회의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여깁니다.
대규모 사찰에서는 충분한 재원·인원·경험 등이 있기에, 포교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재원·인원·경험 등이 부족한 중·소규모 사찰일 것입니다. 그리고 재단에 등록된 사찰, 즉 분원의 경우 대부분 중·소규모 사찰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죽림선원 역시 그렇습니다.
그런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분원(분원장)에게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즉 학술회의와 분원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실현 가능한 사례들에게 더 주목해야 했습니다. 관련 프로그램이나 조직화 방법 등이 소상히 다루어져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라면 분명 분원장 스님들은 적극 수용해 배웠을 것입니다.

▶ 재단·분원, 분원·분원 회합 늘어야
전체토론에서 재단 총무이사 스님께서는 분원장 스님들의 질의에 ‘재단의 재원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일관되게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정재는 쓰이는 곳이 보이면 당연이 모아질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재단의 노력은 분원장 스님들에게 가시화 될 때 결코 외면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단의 역점 사업들이 있다면, 그것이 제방 분원장 스님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매년 그렇듯이, 올해 분원회의에서도 많은 분원장 스님들이 다양한 제안을 재단에게 했습니다. 이에 재단은 그것들 중에서 수렴될 수 있는 내용을 간추리는 한편 그것을 추진하며 제방 분원장 스님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 횟수는 빈번할수록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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