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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오층석탑’ 반환 운동 적극 협력
자승 스님 “결실 얻기 위해 실리적 접근해야”
주병돈 시장 “한·일불교교류 등 협조 해달라”
2010년 07월 14일 (수) 15:22:28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7월 14일 오후 2시5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 위원장인 주병돈 이천시장을 만나 격려하고, 석탑 반환에 종단 차원에서 적극 협력 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7월 14일 오후 2시 30분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주병돈 이천시장과 이상구 이천문화원장 등과 만나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 내 오쿠라 슈코칸 정원에 있는 ‘이천오층석탑’ 환수운동 경과를 설명 들었다.

자승 스님은 주변돈 이천시장에게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해서는 실리적 접근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한일불교 교류 31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문화재 환수가 추진되었지만, 문화재를 훔쳐 갔다는 등으로 일본 측을 자극하면 예민하게 반응해 반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감정적 접근 보다는 문화재가 환수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술적으로 실리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스님은 “종단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조를 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즉석에서 문화부장 효탄 스님에게 “석탑 반환에 종단과 환수위가 충분히 논의하고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주병돈 이천시장은 “한일불교교류 사업을 하고 있는 불교계가 나서서 도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오는 21일 일본을 방문해 석탑 반환을 공식 요청하고 8월과 10월 이천과 도쿄에서 각각 국제 세미나를 열어 ‘이천오층석탑’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천오층석탑 반환 운동’은 현재 이천시가 범시민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수위는 그동안 환수위원회 결성과 세 차례의 시민토론회를 열었고, 일본을 방문해 세 차례 현지조사와 함께 일본 내 지지 세력을 모아왔다. 또 범국민 1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해 5월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천시는 ‘이천오층석탑’이 반환되면 이천 아트홀 광장에 세울 계획이다.

환수위는 7월 21일 오쿠라 재단에 공식 반환요청서를 제출하고 2차 공식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또 8월 27일에는 이천오층석탑 환수와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1차 국제 심포지엄을 이천에서 열 예정이며, 10월 21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2차 국제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다.

주병돈 이천시장의 조계종 총무원 방문은 본격적인 석탑 반환 협상에 앞서 조계종단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조병돈 시장과 환수위는 지난 달 28일에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찾아가 양국간 외교적 차원의 문제임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지원약속과 자문을 받았다.

환수위는 조계종이 힘을 보태기로 함에 따라 환수위 조직에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스님 등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환수위는 또 일본 가마쿠라현 가마쿠라시 고토쿠인(高德院) 사찰에 있는 경복궁 건물인 관월당(觀月堂)의 환수를 위해 힘쓰는 ‘일·한 불교교류협회’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조계종 문화 부장 효탄 스님은 지난 5일 총무원을 방문한 환수위와 만난 자리에서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운동에 총무원장 스님의 관심이 많다. 특히 불교 문화재에 대해서는 종단 차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색하고 있다”고 말하고 총무원장 스님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천시(시장 주병돈)는 고려 초기 국가적인 혼란기에 이천 사람들의 염원으로 세워진 석탑 환수를 통해 이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정신과 사상을 집약해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일제에 수탈된 문화재를 찾아 후손에 전해 역사적 자긍심과 문화도시로서의 이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 오쿠라 호텔 내 오쿠라 슈코칸 정원에 있는 '이천오층석탑'
‘이천오층석탑’은 이천 망현산 기슭에 있었던 높이648㎝ 폭210㎝의 고려초기 석탑으로 일제가 1915년 조선물산진공회를 열면서 박람회장인 경복궁으로 옮기고, 다시 1918년 오쿠라 기하치로에 의해 동경 오쿠라 호텔 앞 슈코칸[集古館] 뒤뜰에 옮겨진, 일제강점기에 수탈된 대표적인 불교문화재이다.

일본 5대 재벌로 불리는 오쿠라 상회의 오쿠라 기하치로는 일본의 군납 거상으로 을사늑약 이전 조선에 들어와 대규모 토목과 건축사업을 주도했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과 토목 등 사업 과정에서 생긴 막대한 이익으로 문화재 수탈까지 자행했다. ‘선린상업고등학교’를 설립한 자로 우리 교육사에 남아 있기도 한 오쿠라 기하치로는 1917년 오쿠라 슈코칸이라는 일본 최초의 사설박물관을 설립했다. 이 박물관의 소장품은 미술품이 3,692점, 서적 15,600여권이었다. ‘오쿠라 슈코칸’의 조선관은 경복궁의 자선당(세자 내외 처소)을 통째로 뜯어다 옮긴 것으로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불에 타 기단석만 남은 것을 1993년 문화재 자문위원인 김정동 교수가 발견해 1996년 유구를 경복궁 건청궁 옆으로 옮겼다. ‘이천오층석탑’은 ‘평양 율리사지 팔각 오층석탑’과 함께 ‘오쿠라 슈코칸’ 정원에 서 있다.

‘이천오층석탑’은 우리 문화재 약탈사를 상징하는 대표적 불법반출문화재이다. 1918년 7월 오쿠라 상회의 사카다니(오쿠라 슈코칸 이사)는 하세가와 조선총독에게 평양역전의 ‘육각칠층석탑’을 요구했으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총독부의 논의 끝에 ‘이천오층석탑’을 대신 주었다. 이 과정에서 ‘석탑 양도에 관한 정식 요청서’를 총독 앞으로 제출하고 총독부는 고적조사위원회에 심사를 의뢰했으나 회의소집 조차 없이 형식적인 서면결의로 이를 승인하는 불법행위를 자행해 결국 일본으로 반출됐다.

‘이천오층석탑 환수 운동’은 2003년 이천문화원이 발행하는 <설봉문화>지에 석탑을 소개하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 소식을 접한 이천출신의 재일동포 김창진 씨가 이천문화원을 방문해 석탑반환운동을 제의로 시작했다.

‘이천오층석탑’은 일제하 망국 시기 총독부의 조직적인 개입으로 수탈된 문화재이다. 1915년 총독부의 권위를 과시하고 조선왕조의 상징성을 훼손하기 위해 경복궁에서 열린 조선물산공진회장을 꾸미기 위해 석탑을 반출했다.

‘이천오층석탑’을 약탈한 오쿠라 기하치로(大倉 喜八郞)는 소위 도쿄박물관에 ‘오쿠라 컬렉션’으로 명명된 문화재들을 수집한 이와는 다른 인물이다. ‘오쿠라 켈렉션’은 1908년 조선에 들어와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벌어 대구전기회사를 차려 ‘조선의 전기왕’으로 불렸던 ‘오쿠라 다케노스케(小倉 武之助)’에 의해 약탈된 우리 문화재이다. 이 문화재들은 1981년 ‘오쿠라 켈렉션 보존회’가 1,000여 점의 문화재를 도쿄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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